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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정치는 민심이요, 민심은 백성의 배부름에 있다.

 

[용인신문] 맹자가 천하유세를 마치고 고향 땅에 돌아온 노년의 어느날. 등騰나라 군주 등문공騰文公은 어려서 그에게 배운 인연으로 맹자를 국정자문위원으로 초빙한다. 그러고는 거두절미한 채 불쑥 묻는다.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합니까?” 이에 대한 맹자의 답변은 간단했다. “백성들을 잘살게 해주면 백성들 마음도 변치 않는 법이지요.” 이게 저 유명한 유항산有恒産 유항심有恒心이다. 쉽게 말해서 정치는 민심이요, 민심은 백성의 배부름에 있다는 항산항심恒産恒心이다.

 

이것을 논어 자로편에서 공자는 염유와의 대화에서 말한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갈 때 염유가 수레를 몰았는데 공자가 “백성들이 많구나.”라고 말하니, 염유가 묻는다. “백성이 많아지면 무엇을 해야합니까?” 그러자, 공자는 답한다. “백성을 잘살게 해줘야지.” 염유가 또 묻는다. “이미 잘살게 해 줬으면 뭘 더해줘야 합니까?” 공자는 말한다.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쳐야 한다.” 이른바 선부후교先富後敎이다.

 

이보다 더 앞선 시대에 관자가 있었다. 관자는 관자책 치국 편에서 말한다. “무릇 치국평천하의 길은 반드시 백성을 잘살게 하는 데서 시작되며, 백성들이 잘살면 나라 다스리는게 쉽고 백성들이 잘살지 못하면 나라 다스리는 게 어렵다.”고 했다.

 

백성을 먼저 잘살게 만들어야 한다는 필선부민必先富民 정치이다. 서경書經에 이르길 백성의 뜻이 곧, 하늘의 뜻이니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곧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다. 일찍이 한비자의 말중에 군왕에게 올린 상고에서 언급한 명문으로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라는 글귀가 있다. 잘못은 이치를 이길 수 없으며 옳은 이치라도 법을 이길 수는 없나니 법은 권력을 이길 수 없으며, “권력은 하늘 곧,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말쯤으로 풀이되는 말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치자는 그게 누구든 반드시 댓가가 따른다. 물론 거기에는 시간의 늦고 빠름이 있을 뿐이다. 조선 성리학의 기본 사상도 민본이다. 백성이 제일 귀하고, 그다음이 사직이 귀하며, 가장 가벼운 것은 임금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