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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덕이란 남에게 이득을 주는 행위이다.

 

[용인신문] 맹자가 경전의 반열에 오른 것은 오로지 송나라 학자 주자의 공이다. 천하통일국 진나라 시 황제 때 분서갱유라는 악명으로 다양한 종류의 유가서들이 불태워 지지만 맹자는 열외 된다. 말 한마디면 백성들을 죽이고 살릴 수 있던 절대군주 시대에 맹자의 가르침은 위험하기 짝이 없던 탓에 유가에서 그리 드러나지 않았던 책에 불과해서다.

 

맹자의 가르침은 대략 세 개로 압축된다. 첫째, 백성은 임금보다 우선한다는 역선逆先. 둘째, 백성의 비위에 안맞으면 임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끌어 내려야 한다는 역위逆位. 셋째, 도덕적으로 흠이 보이면 언제라도 임금의 목을 쳐서 성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역성逆姓. 맹자는 통치자에게 있어서는 결코 백성들이 봐서는 안될 불온의 서다. 군주가 백성을 막 대하면 백성은 임금을 원수처럼 여겨도 된다는 것이 맹자가 가르쳐주는 맹자 독법이다. 그러므로 “맹자를 읽고 군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맹자를 잘못 읽은 것”이 라는 말이 회자 될 정도였다니 맹자 책은 군주에게 두려운 책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맹자책 7권 전체가 다 그렇게 사나운 것만은 아니다. 하루는 맹자가 제자 악정자가 노나라 재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니 제자 공손추가 시기인지 서운함인지 암튼 세 가지를 묻는다. 전쟁에 싸워서 이길 강함이 있습니까? 국내 정치와 외교 정치를 군더더기 없이 처리할 지식이 있습니까? 국정운영에 필요한 경륜이 있습니까? 이에 맹자의 답변은 모두 “아니다”로 일관한다. 공손추는 재차 다그치듯 묻는다. 그럼 무엇 때문에 악정자가 재상이 된 것이 그토록 기쁘단 말입니까? 맹자가 말한다. 제자 악정자는 그 사람됨이 선善을 좋아한다. 다른 제자가 묻는다. 악정자는 선만 좋아합니까? 맹자는 여기서 살을 붙여 답을 하는데 악정자는 선하고 믿음이 있다. 곧 도덕적으로 무흠하다는 말이다. 이에 청초 고증학자 염약거閻若璩의 토는 이렇다. 분수를 넘지 않게 바라는 것이 선이고, 윗사람이 가진 것이 있어 백성에게 줄 수 있음이 믿음이다. 여조겸의 말을 빌면 이런 것을 덕이라 하는데 덕이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물리적 이득을 주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