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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네가 먼저 바르면 백성은 자연히 바르다”.

 

[용인신문] 논어 술이편7-18 문장에 섭땅의 군주 섭공이 자로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 공자는 어떤 분이십니까?” 이에 대해 자로는 단 한마디도 못했다. 아마도 스승께서 워낙 크신 분이시라 딱 잘라서 말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자로는 돌아와 스승께 섭공과의 만남에서 스승이 어떤 분이냐 묻기에 “저는 차마 뭐라 답할 말이 없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니 공자는 수제자 자로의 속 깊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랑곳없이 분기탱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는 왜 말하지 못했느냐?”라고. 아마 모르긴 해도 공자는 서운했으리라. 명색이 수제자라고 자처하는 것이 스승을 위해 나팔은 고사하고 뽐뿌질도 제대로 할 줄도 모르니 꽤 서운했으리라.

 

이와 비슷한 일이 사마천 사기에 기록이 있다. 계손사의 아들 계강자는 용인술에 능한자다. 노나라 애공 7년 때 오왕 부차하고 영토분쟁으로 마찰이 있을 때에도 공자의 제자 자공을 보내 싸움의 물줄기를 아예 월나라로 돌려버린 일도 있다. 이로 인해 오나라와 월나라는 죽기살기로 싸운다. 흔히 오월춘추의 고사가 쏟아져나온 전거가 이 때문이다.

 

제나라가 쳐들어왔을 때는 공자의 제자 염유를 좌장군으로 삼아 승전보를 울린다. 이일 후 사기공자 세가편 55문장에 따르면 하루는 계강자가 좌사 좌장군 염유에게 묻는다. “그대의 병법은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배워서 안 것인가?” 이에 염유가 답한다. “스승 공자님께 배운겁니다.” 그러자 계강자가 묻는다. “스승 공자라는 분이 소문은 들어 알긴 하다 마는 그리도 대단하신 분이신가?” 염유가 빙그시 웃으며 스승 공자의 위대한 점 세 개를 말하는데 “첫째, 그분을 등용하면 명분이 설 것이며. 둘째 백성들에게는 때를 따라 파종을 알려 굶주림이 없을 것이며, 셋째, 귀신과 삼자대면 한들 흠잡을 데가 없을 것입니다.”

 

제자가 스승을 평한 것을 400년 후사람 사마천이 채록해서 기록해놓은 것이다. 그러자 계강자는 염유에게 다리를 놓게하여 공자를 만난다. 그 첫 물음에서 왈, “정치가 뭡니까?” 이에 공자는 답한다. “정치는 바름이지요. 계강자 그대가 먼저 바름을 따른다면 세상천지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논어안연12-17>” 이 글의 행간은 간단하다. 깜이 안 되면 정치하지마! 이런 말 듣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