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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요양원의 모습에서 삶을 투영하다

 

 

[용인신문] 어떤 이는 노인이라는 말을 슬픈 단어라고 생각하지만 주인공 카퓌신은 다르게 생각한다. 소설은 카퓌신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벨레르 요양원에서 인턴을 하는 기간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두 가지 면에서 따뜻한 이야기다. 하나는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의 갈등과 해소를 관찰하는 데 있다. 대체로 우리 사회에서 요양원에 간다는 사실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인다. 나이 들며 잃어가는 기억만큼이나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지위를 잃은 노인들의 이야기는 어쩐지 국가를 뛰어넘는 서글픔이 전해진다.

 

하지만 노인들에게도 생에 대한 기쁨과 욕망이 있으며, 나름의 행복을 찾거나 나름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살며시 미소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고등학생 카퓌신과 요양사들이 살아내는 치열함과 배려에서 생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요양사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카퓌신은 생각보다 가까이 어른들에게 다가간다. 카퓌신은 자신의 가발 속에 숨겼던 아픈 기억들을 인턴과정을 수행하면서 소화해 내고 삶의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프랑스에서 청소년을 위해 쓴 저작물들에서 관찰되는 것은 이들의 고등학생 시절 경험하는 인턴과정이다. 끊임없이 교과서를 갱신하고 입시제도를 수정하는 우리 교육이 형이상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비해 프랑스는 청소년 문제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가는 느낌이 들기 도 한다. 『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이라는 도서도 함께 읽는다면 진정한 동행의 의미를 탐색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