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 고 문/ 봄꽃 편지
용인에서 15년 넘게 개인모범택시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갈수록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시민의 표정이 차마 문화시민이라 하기엔 너무 차가워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봄이 올 때는 꽃샘추위가 가로막고 황사가 뒤따르면서 봄이 봄이 아니게 지나가고, 무더운 여름 지나면 금세 가을이고 겨울이 되고. 누가 나이에 대해 정의해 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미혹함이 없다는 40세를 이르는 불혹(不惑), 하늘의 뜻을 안다는 50세, 지천명(知天命) 그리고 자연과 하늘에 순응한다하여 나이 60세를 이순(耳順)이라 한 것이 살다보니 얼마나 이치에 맞는 표현인지 알게됩니다. 얼마전엔 불가의 타종교와의 화합에 노력한 큰 스님이자 세상나이 79세를 일기로 타계하신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의 가시는 길을 TV로 지켜보고 있자니 가슴이 찡함을 느꼈습니다. 누군들 인생의 무상함을 모를까마는 차마 사람은 숟가락하나 버리기 힘든 욕심을 앞서 버리고 장례때문에 민폐를 주지 말라고 유언까지 하셨다니, 우리는 이 어려운 시대에 정신적 지주 하나를 잃은 게 분명합니다. 세상은 자기만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 잘 사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눈물이 묻어나는 첫 편지를 바로 박청자 시인에게
- 일중(一中) 김일제(金日濟) 기자
- 2010-03-22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