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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4대째 살아온 삶의 터전 빼앗길 수 없다”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에 땅 수용
남사읍 창3리 화곡마을 주민 반발
궂은 날씨에 집회 참석 백지화 촉구
“정부, 대기업 봐주기정책에 희생양”

 

[용인신문]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에 들어서는 215만 평 규모의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발표에 따른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며 처인구는 물론 용인시 전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반면, 수용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산단 입지 예정지 전체가 농촌지역인 탓에 평생 고향을 지키고 살아온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 전체가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예정 부지에 포함된 경기 용인특례시 남사읍 창3리 화곡마을 주민들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시청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고령의 주민들은 지난 6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한 사람씩 연단에 오르며 집회를 이어갔다.

 

지난달 정부의 국가산업단지 지정 발표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주민들이 ‘화곡마을의 산업단지 제척’을 요구하며 시위를 한 것.

 

주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중으로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도 항의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평생을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게 됐다”며 “정부 보상도 필요 없으니 마을을 산업단지에서 제척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 관계자는 “창3리는 공사를 하더라도 이동읍보다 30m 이상 높은 지역이다. 이동읍 다른 지역은 산을 깎지 않아도 부지를 만들 수 있는데 산으로 둘러쌓인 우리 마을을 굳이 국가산단 부지에 포함시켰다”며 “종중 소유 산이 많아 보상비가 적게 들 것으로 예상해 우리 마을을 포함시킨 것 같은데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산업단지에 포함된 창3리 지역 내 주민들은 약 80여 가구 100여 명이다. 대부분 농업을 주업으로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때문에 국가산단 편입에 따른 박탈감도 매우 크다는 전언이다. 평생을 살아온 고향 땅을 강제로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4대 째 창리(3리)에 살아왔는데, 나라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박탈감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마을 인근에 위치해 있는 신세계 인재개발원이 산단 부지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정부에서 지정한 산업단지 구역에서 마을 옆 신세계 인재개발원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결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빼앗으면서, 대기업의 편의만 봐 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영한 비상대책위원장(이장)은 “창3리는 생긴지 1000년가량 된 마을로 조선 개국공신 강무공의 묘가 있고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인 맹꽁이와 도롱뇽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라며 “산업단지가 들어서기에 부적합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15일 용인시 이동읍 시미리·화산리·덕성리, 남사읍 창3리 일원에 710만㎡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마을 전체가 산업단지에 편입되는 남사읍 창3리에는 현재 80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 어르신이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달 24일 용인시를 방문, 수용 제척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남사·이동읍 국가산단에는 삼성이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 최대 150개 업체도 입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