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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원삼 SK하이닉스 공사장 인근 토종붕어 집단폐사

본 공사 시작도 안 했는데… 도 내 유일 종묘장 존폐 위기

[용인신문]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인근 붕어 종묘장에서 토종 붕어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원삼면 목신리에 위치한 해당 종묘장은 경기도 내 유일한 토종붕어 종묘장으로, 공사가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존폐 기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종묘장 대표 임 아무개씨에 따르면 지난달 말께부터 산란을 앞둔 종묘장 내 토종 붕어 친어(부화용 붕어) 2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토종 붕어는 매년 3회 부화하는 어종으로, 폐사한 친어들은 4월 중 산란을 앞둔 붕어들이다.

 

임 씨에 따르면 종묘장에서 양식 중인 친어 2000여 마리 중 건강한 산란을 할 수 있는 크기의 붕어들만 종묘장으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임 씨는 친어들의 폐사 원인으로 인근에서 공사 중인 반도체클러스터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부터 종묘장 직선거리 70여m 떨어진 곳에서 전력공급시설 수직구 건설 공사가 시작 된 것.

 

임 씨는 “전력공급시설 공사 시작 후 3월 중순께부터 한 두 마리씩 죽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말에는 200여 마리가 모두 폐사했다”며 “무엇보다 공사 직전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진행된 검사결과 현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만큼, 공사 소음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달 20일 이곳 종묘장에 대해 수산생물질병검사를 실시했고, 검수체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통보했다.

 

해당 검사는 수질 뿐만 아니라 종묘 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로, 이는 폐사 원인이 종묘장의 환경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라는 것이 임 씨의 설명이다.

 

반면 공사 업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굴착공사 등 큰 소음과 진동이 발생될 수 있는 공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농번기에 앞서 수직구 개설을 위한 부지정리 및 펜스 설치 등 기초공사만 진행한 것”이라며 “공사장 소음과 진동이 직접적인 폐사 원인이라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전력공급시설 공사가 본격화 될 경우 도내 유일의 종묘상 상황은 더욱 악화 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다.

 

SK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시설이 지중화로 연결되는 탓에 지하 발파 등에 따른 소음과 진동이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 씨는 “공사관계자들도 수 차례 찾아와 공사에 따른 종묘장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별다른 조치없이 공사를 강행해 친어들이 폐사했고, 앞으로 수 년간 이어질 공사기간 동안 종묘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력공사 시공사인 ㈜삼원산업개발 관계자는 “종묘장 인근 수직구 3번 현장은 환경영향 평가 결과가 반영된 설계도서에 종묘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 하도록 공법 등이 명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종묘장 측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토종붕어가 집단 폐사한 이 종묘장은 지난 2013년부터 운영돼 온 곳으로, 매년 수 천 마리의 토종 붕어를 양식해 전국의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등에 납품해 왔다.

 

SK반도체클러스터 전력공급시설 공사현장과 인근 토종 붕어 종묘장에서 폐사한 붕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