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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당신의 자녀는?… 중고생까지 침투한 마약

동부경찰서, 유통책 등 22명 ‘검거’
액상 마약, 담배로 속여 흡연 유혹
강압에 피운 미성년자 불입건 조치

[용인신문]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에게 마약 음료를 배포한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에 이어 용인지역에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유통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마약을 유통시킨 일당들은 청소년들에게 액상 마약을 담배라고 속여 피우게 하거나, 강제로 흡연시킨 뒤 중독시켜 꾸준히 판매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합성 대마 유통 총책 A(21)씨 등 4명을 붙잡아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이들로부터 구매한 합성 대마 등 마약류를 단순 투약한 18명을 검거하고, 이 중 혐의가 중한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대마 유통계획’을 세우고, 총책과 모집책으로 역할을 나눠 지인들을 대상으로 합성 대마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합성 대마뿐만 아니라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다른 마약류도 이번에 입건한 투약자를 상대로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2명은 각각 21세, 19세로 성인이었으며, 모집책인 2명은 15세로 고등학교 1학년에 불과한 미성년자로 밝혀졌다.

 

대마 유통계획을 수립한 A씨 등은 지난 3월 30일 500만 원 상당의 합성 대마를 구매한 뒤, 지인을 하나둘씩 끌어들여 이를 피우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투약 혐의로 입건된 18명 중 9명은 미성년자였는데, 중학생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씨 등이 건넨 합성 대마가 마약류인 것을 알면서도 흡연한 투약 혐의자들로, 모두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합성 대마를 전자담배로 알고 피웠거나, 피의자의 강압에 의해 흡연한 미성년자 4명에 대해서는 사건 피해자라고 판단해 불입건 조치했다.

 

A씨 등은 이상한 눈치를 챈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준 합성 대마를 피우는 것을 거부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협박하고, 강제로 흡연하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제로 흡입한 피해자 4명이 모두 고등학생인 점을 고려, 전문상담기관에 연계해 치료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

 

A씨 등은 경찰에서 “지인들을 합성 대마에 중독시켜 향후 계속 마약류를 구매하게 해 이윤을 남길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A씨 등으로부터 “여성을 대상으로는 합성 대마를 피우는 장면을 촬영해 놓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뜯거나 조건만남을 시켜 또 다른 이득을 챙기려고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3월 고등학생들이 합성 대마를 구매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한 끝에 A씨 등을 모두 붙잡았다.

 

A씨 등은 수사가 시작되자 대마 유통계획 자료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했지만, 경찰은 이 하드디스크를 확보, 디지털포렌식으로 해당 파일을 찾아내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A씨 등의 범행으로 자칫 용인지역 어린 학생들 사이에 합성 대마가 널리 퍼질 뻔했으나, 사건 발생 초기에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관련자를 모두 검거함으로써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합성 대마는 대마 액상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를 전자담배 케이스에 부착하여 흡연하는 방식으로, 누군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전자담배 흡연을 권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에게 합성 대마를 판매한 유통책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성대마가 들어있는 카트리지(사진 왼쪽)와 카트리지를 부착한 전자담배 형식의 합성대마 흡입기(가운데), 범행계획 등이 들어있는 하드디스크(사진 오른쪽) 모습.(용인동부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