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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주공산’ 여야 예비후보 춘추전국… 예선 통과 ‘총력전’

지난 5일 현재 예비후보 등록 국힘 5명·민주 5명
국힘 김범수·김희철·윤재복·이동섭·김대남 도전장
민주 이우일·이상식·엄교섭·한영수·백군기 링 올라

 

 

현 비례대표 의원·출마 고심 후보군 합치면 최소 15명
‘국회의원 흑역사’ 악순환 지역… 정찬민 의원직 상실

 

용인신문 | 제22대 총선 선거일이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후보자들의 시계는 제로‘0’다. 여야 모두 공천룰 등은 고사하고, 선거구 획정은 물론 비례대표 선출 방식 등 선거제도 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피습,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등 중앙 정치판 마저 요동치는 모습이다.

중앙 정치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에서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각각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여야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구속으로 무주공산이 된 처인구는 15명의 후보들이 난립, 어수선한 분위기다. 총선 90여 일을 앞두고 용인갑 선거구 분위기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지난 5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용인시 갑선거구 예비후보는 모두 10명이다. 국민의힘 소속 5명, 민주당 소속 5명이다.

 

여기에 현직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여야 거대정당의 공천룰 확정 여부에 따라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후보들을 합치면 최소 15명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21대 총선에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정찬민 전 국회의원이 용인시장 재임 당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이 상실됐고, 민주당 지역위원장이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쌍방울 대북 송금 문제 등으로 구속 재판을 받으며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탓이다.

 

갑 선거구의 이 같은 후보 쏠림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살펴보면 갑 선거구 당선자들은 정치활동은 대부분 끝이 좋지 못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남궁석(민주당) 전 국회사무처장은 17대 총선에 재선 도전하면서 유권자 돈 봉투 살포 문제로 중도 낙마했고, 뒤이어 당선된 민주당 우제창 전 국회의원의 경우 18대 총선에서도 승리하며 재선 고지에 올랐지만 19대 총선 막판 터진 선거법 위반 수사 등으로 3선에 오르지 못했다. 우 전 의원은 결국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9대 의원에 당선된 이우현(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역시 20대 총선까지 당선돼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20대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용인을 선거구의 김민기(민주당) 현 국회의원이 3선, 용인병 선거구의 한선교(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4선을 연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역대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부분 제 임기를 다 소화하지 못하면서 총선 때마다 후보가 몰렸던 셈이다.

 

△ 처인구 출신 당선 ‘갑론을박’

역대 갑 선거구 당선자를 살펴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모두 용인시 처인구 출신이라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시화가 진행되며 외부 인구 유입이 늘어난 기흥‧수지구와 달리 처인구의 경우 지역색이 짙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거 때마다 여야 모두 용인갑 선거구에는 대부분 용인시 출신 정치인을 공천해 왔다. 당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같은 움직임은 22대 총선을 앞두고도 포착됐다. 중앙당 소식통에 따르면 국민의힘 측은 용인 갑선거구 후보로 용인 출신 인사를 물색해 왔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의 당선무효로 공석이 됐지만, 지역 출신 인사를 공천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소속 총선 주자 중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인 지역 출신이 없다고 판단,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수소문했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지난해 12월 초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처인구 지역 내에서는 여당 후보에 대한 ‘낙하산 공천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출신 보수 또는 중도성향 인사를 찾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그동안 표면위로 나서지 않던 지역 출신 후보들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처인구 출신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최소한 갑선거구 만큼은 지역 출신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한 지역단체 관계자는 “처인구 만큼은 지역 출신이 나서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지역을 잘 알고 내 고장을 위한 정치를 하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사회 내에서는 지역 출신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모두 사법 처벌을 받는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발전한 도시 … 표심도 ‘변화’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갑 선거구는 더 이상 보수 우세지역이 아니다.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세 명의 보수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탄생했지만, 연이은 구속사태와 처인구 지역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도 중도 또는 진보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갑 선거구가 속한 처인구는 역북지구와 고림지구, 남사 한숲시티 등 대형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 유입이 늘었다. 유입인구 대부분은 젊은 층으로, 보수보다는 진보 성향에 가깝다는 전언이다.

 

실제 최근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의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5000여 표 많이 득표했다. 다만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현 시장이 1만 7000여 표 많이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의 경우 지방선거와 달리 정당에 대한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 예비후보들, 혼돈 속 ‘내가 적임자’

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을 준비 중이다. 각 후보들은 자신만의 장점과 처인구 발전에 대한 비전을 내세우면서 공천룰 확정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범수(50) 국토부장관 정책자문위원과 김희철(65)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윤재복(54)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동섭(67) 전 국회의원, 김대남(57)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후보들은 각각 출마 선언과 출판기념회, 공약발표 등을 이어가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하버드대 예일대 등에서 정책학과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김범수 예비후보는 1호 공약으로 ‘처인구 전철 시대’를 내걸며 용인과 처인구의 획기적 발전을 위한 공약들을 차례차례 발표하며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을 역임한 김희철 예비후보의 경우 신바람 나는 정치, 정쟁에 매몰되지 않는 생산적인 정치, 민생을 보살피며 주민과 함께하는 생활 밀착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처인구 출신으로 태성중·고교, 서울대학교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윤재복 예비후보는 ‘미래 중심 처인!’을 슬러건으로 걸고 “지역 주민들과 최대한 밀접한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제20대 국회의원과 국기원장을 지낸 이동섭 예비후보는 처인성 김윤후 장군 기념사업회 및 태권도 등 문화 체육 분야 조직 확장과 정치 경험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큰 남자, 큰 정치, 용산에서 용인으로’를 슬로건으로 출마선언과 사무실 개소식 등을 마친 김대남 예비후보의 경우 “도시개발전문가와 공직 경험을 최대한 살려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겠다”며 정치력과 전문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 역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로는 이우일(57) 전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식(57)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엄교섭(58) 전 경기도의원, 한영수(38) 경기도일자리재단 굿잡 노조위원장, 백군기(74) 전 용인시장이 등록을 마쳤다.

 

이우일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표와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의 관계’를 강조하며,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의 선봉에 서겠다”며 정권 심판론을 펼치며 표심 호소하는 모습이다.

 

김대중 재단 용인지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식 예비후보는 ‘통합과 포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사실상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정부 요직을 두루 섭렵한 전문성과 정치력을 강조하고 있다.

 

처인구 출신인 엄교섭·한영수·백군기 예비후보의 경우 공식 현재까지 출마 선언 등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엄 예비후보는 지역 출신 도의원으로 처인구를 위해 일한 전문성을, 백 예비후보는 국회의원과 용인시장을 역임하며 쌓인 전문성과 정치력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