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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분만법의 홍수시대! 어떻게 아기를 낳아야 할까요 ?

김인호 동백미즈산부인과 원장

“ 출산, 분만 “ 하면 먼저 생명의 탄생, 가족의 형성 등 기쁨과 경이로움의 느낌과 진통, 산고, 엄마와 아가는 무사할까 라는 두려움의 양면적인 느낌을 갖게 됩니다.

필자에게 분만하면 떠오르는 것은 성서에서 인류의 신에 대한 거역의 고통으로 주어진 형벌의 의미, ‘작은 거인’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더스틴 호프만이 전쟁터에서 피해 달아나다 넓은 들판에서 만난 홀로 애기를 낳는 인디언 여인의 눈망울, “애기 낳으러 방으로 들어갈 때 문지방에 놓인 신발을 보면서 저 신발을 다시 신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할머님의 말씀, 실습생 때 처음 접한 분만실의 장면 등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의대생 때 배웠던 분만 방법이나 산부인과 수련과정 중에서 수많이 겪어 본 분만 방법은 항상 똑 같았고 그 땐 그 방법이 정석이고 다른 방법은 생각도 못 해보던 시절이었습니다.

현재 미디어나 인터넷에 소개되는 수많은 분만법들, 라마즈, 소프롤로지, 가족분만, 수중분만, 공분만, 그네분만, 아로마분만, 르봐이예 분만, 인권분만 등 등. 가히 분만법의 홍수시대인 것 같습니다. 마치 뷔페에서 음식을 골라 먹듯, 분만법도 골라 애기를 낳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분만법의 등장 및 변화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째, 인간 중심의 분만을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산업화와 현대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경제성과 합리성의 논리 앞에 인간은 체계화라는 큰 틀 속에서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하게 되었듯이 의료도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세분화하고 의료 시스템 아래 환자 중심보다는 의료계 중심의 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분만도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획일화 된 분만 방법으로 산모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고 의료진의 주도하에 진통 중 자세나 분만방법 등이 결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산모나 가족이 분만의 중심에 서서 출산에 같이 참여하고 그 긴 여정을 함께 극복하고 생명 탄생의 기쁨을 공유하도록 출산 문화의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가족이 함께 진통과 분만에 참여하는 가족 분만, 엄마의 아늑한 배 안의 환경 속에서 낯선 세상으로 나오는 아기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여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르봐이예 분만(인권분만)등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둘 째, 분만 자세의 변화입니다.
예전엔 분만 자세는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또는 양다리를 올리고 똑바로 누워있는 자세였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이 선택한 분만 자세는 누워있는 자세보다는 앉아 있거나 서있는 자세로 이에 대한 잇점이나 효과에 대해 논의되면서 다시 옛것(?)에 대한 재 발견이 이루어지고 그 방법을 좀 더 현대적으로 발전시켜 그네분만, 공분만 등 여러 형태의 분만 자세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셋 째, 분만 환경의 변화입니다. 획일화된 분만실이 아닌 안방 같은 분위기의 분만실,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음악을 들려주거나 아로마 향을 피우던가 맛사지를 해 주고, 옆에 출산 도우미가 출산 전 과정를 도와주는 등 산모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진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분만 환경을 부드럽게 변화시키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분만법들은 결국 하나의 목적, 편안하고 안전한 출산, 산모와 가족 및 의료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아름다운 분만이 되고자 하는 노력들을 일컫는 것일겁니다.

신의 형벌로 여겨졌던 두렵고 무섭던 분만이 평생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문의 031-8006-2030, 016-246-3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