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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물 관리

-수해 막을 항구대책 서둘러야 -
박청자 (사)경기 한국수필가 협회 회장

연일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비 피해가 적도록 호우주의보, 경보를 지역별로 때때로 발령하며 주의사항과 대피요령, 수방대책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지방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더 심한 것 같다. 이 지방은 겨울에는 눈사태로, 봄에는 산불로, 여름에는 폭우로 사계절 재난을 겪고 있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수해는 거의 매년 되풀이해서 겪는 재난이다. 정부당국은 말로는 항구적 대책을 세운다, 피해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여 구제한다고 야단들이지만 모두 사후약방문이다. 재난을 당하기 전에 미리미리 확실한 대책을 세워 실행하지 못하면서, 매년 되풀이하여 수해를 당할 때만 요란을 떨고 있다.

물은 정직하다.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담길 지형이나, 그릇의 생긴 모양대로 채워 담겨주는 겸손함이 있다. 물론 겸손한 모습과 더불어 무섭고 사나운 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은 관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홍수조절, 발전용 다목적 댐 건설을 하여 잘 관리할 생각은 않고, 늦장 부리다가 큰 재난을 되풀이하여 당하고 있다.

댐은 홍수 때는 물을 저장했다가 발전용으로 쓰면서 서서히 방류하여 식수용, 공업용, 농업용 등으로 쓸 수 있는 다목적 기능을 가졌다.

이번 물난리 후에도 언론에서는 댐건설 논란을 집중보도했다. 한강수계 중 북한강 수계에는 소양댐 등 6개의 댐이 있어 홍수조절 기능을 잘하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북부의 침수를 막을 수 있었는데, 남한강 수계에는 충주댐 하나만 있어 강우량 홍수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영월, 여주, 양평 등 남한강 유역의 농경지 및 도로, 주택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최근 12년간 홍수조절 능력을 가진 다목적 댐은 환경보호론 자들의 환경 및 생태파괴의 우려와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위정자들의 정치성 판단에 얽매여 최근 12년 동안 하나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수해만 해도 각계에서 10여 년 전부터 필요성을 주장해온 한탄강과 임진강의 홍수조절 댐과 영월댐(동강댐)을 서둘러 막았더라면, 또한 낙동강 수계와 기타 수계의 다목적댐을 건설했더라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겪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마 피해는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가 아니라 위정당국자들이 다목적댐 등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인재(人災)다.

환경 및 생태계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사람 목숨만큼 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댐을 건설하면 약간의 자연 훼손을 가져오겠지만, 수중 동식물들의 번식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 주며 수도용, 농업용, 공업용수로 더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환경 변화에 미칠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환경생태보존만 강조하고, 이에 편승한 일부 지역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정치적 판단논리에 묻혀 다목적댐 건설을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큰 재앙에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우리들이다. 우리들 뿐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재난의 악영향을 물려주는 악순환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를 위하여 서둘러 건설하는 지혜를 갖자. 물을 잘 관리하면 우리의 삶에 크게 유용하지만, 관리를 잘 못하면 큰 재앙을 가져온다.

물은 정직(正直)하다.
오직 우리 인간들이 관리해주는 대로 순응(順應)하는 것이 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강조하거니와 물은 제대로 관리할 때만 우리 삶에 유용하다. 비록 늦기는 했지만 정말 더 늦기 전에 다목적댐 건설을 비롯한 제대로 된 물관리를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