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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용인 지역에 기반을 둔 계간 문예지 출현을 바란다

김종성 소설가 고려대 인문대 교수

용인시는 면적이 서울시와 비슷하고, 인구는 100만을 바라보고 있다. 10여 년전만 해도 월간 문예지’현대문학’1월호 부록에 실리는 ‘전국 문인 주소록’에 용인시에 거주지를 둔 문인들의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용인시에 거주지를 둔 문인들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소설가 최창학, 시인 박이도, 문학평론가 김주연, 아동문학가 이가을 등 저명 문인들이 용인시로 이주해 와 살고 있다. 중앙문단에서 활동하는 많은 문인들이 용인시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을 포용하려는 용인시 문화행정당국과 용인문화계의 노력은 부족한 듯하다.

필자가 한동안 거주했던 안양시와 안양 문화계는 안양 거주 문인들을 적극 홍보하고 안양 시내 중요 서점마다 안양 거주 문인들의 창작집을 특별 코너에 진열하도록해 안양 거주 문인들과 안양시민들의 만남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안양시청과 안양문화원에서 발간하는 매체들은 안양시 거주 문인들에게 원고 청탁을 해 안양시 거주 문인들로 하여금 안양시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뿐만 아니라,’안양 시지’,’경기도사’ 같은 편찬물을 안양 거주 문인들에게 기증하거나 대여해주어, 문인들이 집필 활동을 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용인시는 골프장을 비롯한 각종 부동산에서 거두어 들이는 세금을 이제는 용인문학계에도 투자를 해 문예지 불모 도시 인상을 씻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타시도의 사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인천시의 ‘리토피아’, 전주시의 ‘문예연구’, 광주시의’문학들’, 대구시의’사람의 문학’, 대전시의 ‘문학마당’, 부산시의 ‘신생’ 같은 지방 문예지들은 각 지역 문화행정 당국과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이제는 전국적인 문학 매체로 성장했다. 용인도 이러한 지역 문학매체를 갖도록 용인시 문화행정 당국과 용인 시민 사회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한다.

용인시에서 10년 동안 한 번도 결호를 내지 않고 꾸준히 발간되어 온 ‘용인문학’의 존재는 참으로 귀하다 할 것이다.

‘용인문학’은 김종경 시인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할 수 없는 문예지일 것이다. 그러나 중앙문인들이 대거 용인으로 이주해 와 살고 있는 현재의 용인시의 실정을 생각해 볼 때 동인지 성격의’용인문학’은 전환의 시기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작품 발표의 장을 넓히고, 문학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용인문학’은 연간지가 아닌 계간지로 탈바꿈해야 한다.’용인문학’의 계간지화는 김종경 시인을 비롯한 용인문학회 개인들의 힘으로는 지난한 일이다.

이제 용인시 문화당국자와 시민 사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역을 대표하는 계간 문예지가 용인시에서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용인시에서 막대한 재화를 걷어가고 있는 골프장 업체, 생산 공장들, 부동산 업체들은 이제는 용인 문화계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할 시점에 온 것이다. 지혜와 자금을 모아서 가칭 용인문화재단 같은 것을 만들어 계간 문학지 발행을 돕고, 용인에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에게 창작 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문화사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용인문화재단 설립이 앞으로 도모해 나가야 할 일이라면, 용인시 문화행정 당국과 용인시 문화계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용인시에 거주하는 문인들의 주소지를 파악하여 용인과 용인문화를 알리는 책자 같은 것을 배포하고, 각종 매체는 수필 한 편이라도 용인 거주 문인들에게 청탁을 하여, 용인시민으로서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용인 거주 문인들의 작품집을 구입하여 용인시립 도서관이나, 마을 문고 같은 곳에 비치해서 용인시민들이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용인시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작품집 간행 지원금도 용인으로 이주해온 문인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