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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 소아의 야뇨증 (상)

박지민 | 강남병원 소아과 과장

 

   
은지는 초등학교 2학년의 착하고 예쁜 어린이입니다. 은지는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학교에서는 공부도 곧잘 하지만 이런 은지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은지의 고민은 다름 아닌 밤마다 소변을 못 가리는 야뇨증입니다. 할머니는 이불 빨래 때문에 매일 은지를 혼내셨고, 직장 생활을 하시는 엄마, 아빠는 그저 답답할 노릇이었습니다.

 

야뇨증 때문에 은지는 방학 때 이모네 집에도 못 놀러가고 캠프는 갈 엄두도낼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친구들이랑 놀러가고 싶은데 하며 처음 저에게 외래를 방문 했을 때 그 똘망한 눈으로 말했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렇듯 소아의 아뇨증은 전 세계적으로 5세 소아의 약 15%가 앓고 있으며 비록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과거에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야뇨증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 자신감 결여, 성격형성 장애 등이 거론되면서 만 5세 이상의 야뇨증 소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행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야뇨증의 정의를 보면 일반적으로 소변이 밤에 자는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치료의 대상이 되는 야뇨증을 말 할 때는 5세 이상의 연령에서 비뇨기계에 뚜렷한 이상이 없고 낮 동안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 밤에만 오줌을 싸는 상태를 말합니다.

야뇨증은 크게 일차 성 야뇨증과 이차 성 야뇨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차 성 야뇨증이란 태어난 후부터 한 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계속 밤에 오줌을 싸는 경우를 말하고, 이차 성 야뇨증이란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던 시기가 있었다가 다시 야뇨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밤에 오줌을 싸는 증상 외에도 주간의 빈뇨, 절박요실금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가에 따라 다증상성 야뇨증과 단일증상성 야뇨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야뇨증이라 함은 ‘일차 성 단일증상성 야뇨증’을 뜻하며 가장 흔합니다.

야뇨증은 생각보다 훨씬 흔한 질환입니다. 1999년 대한 소아비뇨기과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12세 남자어린이의 16%, 여자 어린이의 10%가 일년에 한 번 이상 이불에 오줌을 싼다고 합니다. 아직 야뇨증의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야간 다뇨, 방광의 용적, 수면시 각성장애, 정신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야뇨증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쪽 부모가 모두 어린 시절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자녀의 77%에서, 부모 중 한쪽만이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는 자녀의 44%에서 야뇨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부모가 모두 정상이었던 경우라도 자녀에게서 야뇨증이 나타날 확률은 15%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문의 031)300-0214 

<다음호에 하편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