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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탐방 - 수지자전거마을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와 함께라면 좋겠네~

<탐방> 수지자전거마을(창단7주년)


수도권 최대 규모의 자전거동호회로 발돋움한 수지자전거마을(이하 수자마)이 창단 7주년을 맞아 수지구 모 뷔페식당에서 자축 행사를 가졌다. 지난 3일 총회를 겸했던 행사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 정규선(마담) 회장
정규선 회장(카페 닉네임 마담)은 행사에 앞서 “2005년 설립되어 매년 회원 수가 늘어나고, 전국대회에서의 성과와 라이딩 번개, 장거리 투어 참여도는 주변 자전거클럽에서는 볼 수 없는 단합된 힘󰡓이라며 󰡒이런 단합된 힘은 우리 수자마 회원 여러분들의 각자 역할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라이딩 동영상을 소개한 후 수자마 7주년 활동보고와 완주메달 전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축제분위기로 진행된 가운데, 2013년도 신임 회장에는 교육안전부장을 맡았던 심영섭(닉네임 심마니)씨가 선출됐다.

수자마는 2005년 문화의 불모지였던 수지지역에서 자전거를 통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 모임이다.

인터넷 카페(cafe.daum.net/sujibike) 회원만도 1500여명을 육박하고, 이중 일반, 우수, 정회원이 무려 400여명. 방문객수도 매일 수백명에 이른다. 수자마는 다른 단체와는 달리 정회원을 엄격하게 뽑는다. 일 년에 상하반기 두 번. 조건은 반드시 라이딩에 참여하는 회원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회원이 100여명을 넘는다. 대신 연령대는 힘든 운동을 꺼려하는 20~30대 보다는 40~50대가 많다고.

 

   
▲ 수자마 7주년기념 단체사진
수자마 회원들은 남녀노소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가 모였지만 자전거를 통해 하나 된 조직이다. 자전거가 두 바퀴로 굴러가 듯 임원들과 회원들이 똘똘 뭉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전거는 이미 전 국민 운동으로 확산, 더 이상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다. 그 배경엔 수자마 같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있는 것이다.

 

 

   
▲ 땅끝마을 투어 전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인 수자마 회원들이 또 한 번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10월6일, 용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무려 434km를 ‘21시간 50분’만에 완주해 버린 것. 당연히 무박 라이딩이었다.

 

라이딩 경력과 수준이 중상위권에 속하는 회원 13명(지원조 2명 포함15명)이 자진해서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을 자정에 출발, 다음날 밤 10시 경 전라남도 해남 땅끝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 먼 거리를 24시간 안에 주파했으니 대형사고가 아닐 수 없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52세. 최고령자는 67세 손상현(솔바람)씨. 멤버 중 막내는 40대 후반이라고. 또 13명중 3명의 여성 참가자 중 한명인 55세 이영남(재키)씨. 솔바람과 재키 모두 땅끝 투어는 처음이지만, 이번 투어를 위해 재키는 6개월 이상 연습했다고 귀뜸했다.

무박라이딩은 잠 한숨 안자고, 식사시간과 신호등 걸리는 시간만 쉬면서 달리는 것이다. 완주의 쾌감은 라이딩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상식적으로도 웬만큼 연습해서는 감히 도전하기 힘든 코스다. 기자 역시 지난해 수자마 라이딩 동행취재를 인연으로 회원이 됐지만, 땅끝마을 라이딩 투어는 마음만 있었을 뿐 엄두조차 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코스도를 받아보니 수지~천안~익산~부안~고창~무안~목포~해남~땅끝까지 434km. 땅끝 마을 라이딩 투어 완주자(카페 닉네임)들은 마담, 심마니, 블루베리(엠티), 금나라, 써비, 산딸기, 황금열쇠, 솔바람, 솔개, 멍구, 희주아빠, 재키 등.

출발 전에 이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도대체 왜 이토록 무리한 도전을 하는가. 먼저 연습량을 물어봤다. 카페를 통해 공지된 후 최종 지원자들은 13명. 이들은 디데이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3~4일씩 연습을 했다. 이중 심마니는 부산시청~서울시청까지 24시간 안에 완주하는 8․15랠리도 연습 삼아 참여했다고.

 

   
▲ 2013년 심영섭 수자마 회장

 

2013년도 회장에 선출된 심마니는 우리가 달리는 것은 인간 한계에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내 자신이 바로 엔지이기 때문에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고 말했다.

 

 

 


 

   
▲ 땅끝 라이딩투어 완주기념
물론 이들이 프로선수들처럼 속도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호흡 조절을 하면서 달리면 목적지까지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자마 회원들은 지난 해에 이어 강원도 5개령 투어도 다녀왔다. 올해는 동해시에서 속초시까지 이어지는 백봉령~삽당령~대관령~운두령~구룡령(171km)코스. 참가 회원들은 샵장, 디퍼플, 솔로몬, 블루엠티, 파랑새, 여우사냥, 마담, 금나라, 씩씩이, 솔바람, 파파문, 탱크, 세미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대관령~운두령~구룡령~한계령~미시령(195km)을 산딸기, 써비, 아날, 여우사냥, 심마니, 멍구, 나그네가 다녀왔다.

수자마는 회비가 없는 단체다. 모임 때마다 1/N로 비용을 충당하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십시일반 찬조한다. 어쩌면 이것이 지난 7년간 수자마를 이끌어온 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수자마 역사를 만든 가장 큰 저력은 바로 라이딩을 할 때처럼 모두가 개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함께 다 같이 완주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수자마의 명성은 전국적으로도 자자하다.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공식대회에 참여한다. 280랠리를 비롯해 웬만한 전국대회는 모두 휩쓸고 다니고 있으니 수자마를 모를리 없다. 그런 가운데도 또 하나의 미덕은 매주 초보자를 배려하는 라이딩을 빼놓지 않는다는 것. 초보자들도 체력이 생기게 되면 땅끝 마을도 가는 것이니까.

이제 자전거는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지역에 ‘수지자전거마을’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달리면서 만들어지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가 더욱 멀리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