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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배우고…음악도 배우고…

남녀노소 삶의 활력 열린공간…

   
▲ 최희애 위원장

최고/상현1동 주민자치센터(위원장 최희애)

수채화반, 수강생 직접 본인작품 전시토록 배려
입주 시 아파트 숲 난개발 불만, 센터중심 풀려

“지난 2003년 상현 1동 주민자치센터 개소와 함께 수채화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무료함도 달랠 겸 예뻐 보여서 한 번도 잡아본 적 없는 붓을 접했습니다. 처음엔 화요일 1개반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목요반도 생겼습니다. 이젠 상현 1동 주민자치센터 배려로 거의 종일토록 이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습니다. 덕분에 이 나이에 살맛을 찾았습니다.”

나이 50대~70대까지, 시작한 수채화에 매력을 느껴 10년 동안 상현 1동 주민자치센터를 찾는 수채화반 수강생들. 이제 수강생 중에는 개인전 등 작품전시는 기본이고 소규모 회합의 강의도 무난할 정도다.

   

화요반은 화수회라 이름 짓고 남산 목면갤러리에서 매년 초여름에 전시회를 갖는다. 수현회라 불리우는 목요반은 매년 늦가을이면 수원문화예술회관 미술전시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배움을 자랑하고픈 마음은 누구에게나 강렬하다. 센터에서는 수강생들의 열망을 풀어주고자 센터 내에 소규모 전시장을 할애했다. 그들만의 규칙을 세워 수강생이 직접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

최희애 위원장은 “수강생의 20% 정도는 첫 수강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어느 날 늘어가는 수강생으로 걱정할 때쯤 수강생이 직접 강사를 추천, 이젠 화, 목요일 2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시로 센터 내에서 또는 연 1회 대규모 작품전시회를 여는 한편 작품을 이용한 달력도 제작, 배포하며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한다.

나름 전문가라 자부하지만 서로가 가르침을 주고받을 때는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항상 화기애애하다.

10년차 수강생인 오 아무개씨는 “전혀 모르고 시작했던 수채화였지만 지금은 개인전에 동료 그림지도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얼마 전 치른 칠순잔치 때는 자식들과 찾아준 하객에게도 작품을 감상시켜 갈채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채화반 이외에도 상현 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자랑하는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는 실버댄스가 있다. 빠른 신청 마감으로 수강생 되기가 쉽지 않겠지만 지난해 동아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용인시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만돌린은 수료생 30여명이 자연스레 동아리를 형성, 국내 병원은 물론 해외 원정까지 마다 않고 위문공연에 여념이 없다.

민요반과 사물놀이반도 수료생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열심히 배운 재능을 양로원이나 장애시설에 아낌없이 봉사로 환원한다.

강사가 여러 센터를 강의하는 통기타반은 센터와 센터 수강생이 모여 정기 연주회를 갖는 한편 연주회 기금을 모아 불우 시설이나 소외이웃에 따뜻함을 전달한다.

학습 프로그램 관리 외에도 주민자치위원들은 상현 1동을 위해 분주하다. 포도나무선교원의 자폐아가 펼치는 난타공연의 정기후원을 비롯해 지역 주민을 위한 특화사업도 이들 몫이다.

   

지난해 1기로 초등학생 40명이 수료한 상현그린체험단은 우리가 사는 고장을 탐구한다는 목적으로 생태를 체험하며 숲 해설사를 초청, 교육했다.

센터가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부모와 함께 참가토록 했으며 그 반응은 상상보다 훨씬 높았다.

최 위원장은 “우선 가족과 함께 라서 가장 좋아했고 아버지 참가자가 많았다는 것이 의외였다”며 “내가 사는 용인시에 이런 곳이 있었냐는 놀라운 질문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올해 2기도 신청 받고 있다. 올해는 지역의 심곡서원,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을 비롯해 이웃하고 있는 수원화성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최 위원장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여행한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며 “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을 다 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기를 맞는 상현장수대학은 혼자 몸 가눔이 어려운 80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경로당을 직접 다니며 신청 받고 부축하며 모셨다.

주로 보건소에서 생활에 도움을 주는 지식을 알려주고 풍수지리, 웃음치료, 각종 만들기 등 프로그램으로 60명씩 수강토록 했다.

최 위원장은 “기가 더해 갈수록 자신이 생겼다”며 “오히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가 더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제 광교신도시에도 상현동의 20%가 속했고 불우한 이웃이 있을 것을 예상한 만큼 자치위원들은 광교까지 보듬을 준비를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고 주민 전체가 어우러지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생태나 예술 등 내 고장에 애정을 갖도록 숨어 있는 문화재를 찾아 알리는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등 불만으로 정착이 어려웠던 입주민들이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뭉치고 사는 곳에 정을 붙이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