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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38

   
최은진의 BOOK소리 38
우주로부터의 귀환
우주로부터의 귀환
◎ 저자 : 다치바나 다카시 / 출판사 : 청어람미디어 / 정가 : 12,000원


영화 콘텍트에서 우주비행사 엘리는 말한다. “너무 아름다운데, 이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어. 시인이 왔어야 되는데.....” 그런데, 시인이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주비행사가 시인이 될 수는 있다.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며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 지구를 떠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우주비행사들의 세세한 인터뷰를 통해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우주를 다녀온 후 그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왜 그런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주 체험을 한 뒤에 전과 똑같은 인간일 수는 없다.”고 말한 슈와이카트. 우주 체험의 내적 충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우주의 오아시스인 지구를 우주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운좋은 사람들, 전체를 본 사람들이 우물 안 지구인들에게 들려주는 생생한 체험담이다. “우주에서 보면 국경따위는 없다. 인간이 정치적 이유로 마음대로 만들어 낸 것일 뿐.”이라며 지구인들의 분열을 통탄한 월터 쉬라. 신과의 해후를 경험한 제임스 어윈, 우주체험에 관해 입을 다물어 버린 머즈 앨드린. 에드워드 깁슨은 “우주 체험의 결과 무신론자가 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신이라는 존재를 부정하고서는, 기적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이 넓은 우주에서 오아시스라 칭하는 지구의 생명체인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에서 본 경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는 해질 무렵의 ‘우주의 반딧불이’였다. 그것이 소변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은 몇 번의 우주 비행을 거치고 나서였다고 한다. 우주선 밖으로 방출된 소변은 순식간에 얼어 무수한 얼음 덩어리로 우주선 주변을 떠돈다. 그걸 처음 본 존 글렌은 ‘우주의 반딧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 번의 소변으로 천만 개 정도의 미세한 얼음 결정체가 생긴다. 그것이 태양 광선을 받아 일곱가지 색으로 빛나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인간의 소변이 우주의 반딧불이가 되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워지는 우주를 한번쯤은 여행하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