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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42

최은진의 BOOK소리 42

기억은 뇌가 쓴 소설

지금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저자 : 김대식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5,000원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어딨는지 몰라 여기저기 둘러보는 경험 한번쯤 안 해본 사람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감퇴하는 기억력을 한탄하며 몸이 늙는 것보다 뇌가 늙는 것이 더 두려운 게 현대인들 아닌가. 사실상 우리라는 본질을 조종하고 있는 뇌 속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뇌는 젊어지게 할 수는 없는 걸까? 뇌과학자인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이 교양에세이는 머릿속 세상이야기를 담고 있다. 뇌에 관한 궁금증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해소해 줄 수 있는 25가지의 똑똑한 이야기들.

4000원짜리 커피가 2000원짜리 커피보다 왜 맛있는지, 약속을 하는 나와 실행을 하는 나는 왜 다른지, <로보캅>은 인간인지 로봇인지, 뇌를 읽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보안은 어떻게 할 것인지, 꿈은 왜 꾸는지, 뇌와 기억을 이식한다면 문제점은 없는지 등의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가득하다. 우리가 몰랐던 뇌의 횡포(?)에 대해 알게 되면 자신을 대하는 방식과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순간 고백받으면 뇌가 자신의 두근거리는 가슴이 상대방 때문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고백은 롤러코스터에서 해야 될 것 같고, 똑같은 커피인데 비싼 커피가 더 맛있다는 신호를 뇌로부터 받는 것이라니 더 이상 가격에 속지 말자고 다짐하게 한다.

팔이 안으로 굽듯 생각도 안으로 굽는다니 정말 우리 뇌는 참 현명하기도 하다. 우리가 내린 수많은 선택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음에도 그 선택을 정당화하는 뇌가 있어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으니까. 뇌를 단련하는 명상을 지속하다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모습의 젊어지는 뇌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단다. 그럼 날마다 깜빡깜빡 건망증으로 심란한데, 당장 오늘부터 명상을 해야 하는 건가? 아님, 내 머릿속에 수많은 내가 살고 있고, 생각의 길이 많을수록 남들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니 오늘부터 머리터지도록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