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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컨테이너 교실… 아이들 괴로워

원삼중 건물 안전등급 'E등급'6개 학급 103명 '피난 수업?'
교사 신축 예산 이제야 확보
학부모 "도교육청 굼벵이 행정"
내년말까지 학생 고생 불보듯

   
▲ 지난해 안전점검 결과 E등급 판정을 받은 원삼중학교. 학생들은 교육청의 절차우선주의 행정으로 인해 내년까지 컨테이너 임시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 지난해 안전점검 결과 E등급 판정을 받은 원삼중학교. 학생들은 교육청의 절차우선주의 행정으로 인해 내년까지 컨테이너 임시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67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원삼중학교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고통받고있다.

지난해 안전등급 E등급 판정을 받아 재난안전대상 건물로 지정돼 학교건물이 아닌 임시 컨테이너박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 측은 행정절차에 따라 예산안을 올리고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원삼중학교 학생들이 학교건물이 아닌 컨테이너박스에서 수업을 받게된 것은 올해 3월 부터다. 이는 지난해 11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E등급은 건물의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수준으로 심각한 안전에 우려가 있다는 결과다.

결국 교육청 측은 안전등급 기준이 C등급을 받은 학교내 일부 교실을 사용하는 방안과 인근 백암초등학교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 그리고 컨테이너 교실을 만드는 방안 등을 모색했다.

결국 컨테이너박스로 6개 학급 103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게됐다.

하지만 4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학생들과 학부모, 현장의 교사들은 큰 불편을 겪고있다.

비가 오면 교실에 물이 새거나 페인트 냄새로 인해 눈이 따가워 장시간 뜰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아토피증상까지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조창희 의원은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통해 원삼중의 현실과 문제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3개의 컨테이너박스를 연결한 교실이 무너질 위험이 있고, 화재위험에도 취약하다는 것.

학교신축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경기도교육청 계획대로라면 원삼중학교는 내년에도 컨테이너박스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교실에 대한 사용금지판정은 지난해 11월에 이뤄졌지만 정작 노후된 학교를 철거하고 신축하는데 필요한 예산이 지난 18일이 돼서야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것.

학부모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재난안전대상 건물로 지정됐을 당시 예산확보를 진행했거나 도교육청의 예비비를 사용했다면 좀더 신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에 도교육청은 행정적 절차를 이야기하며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있다.

지난 12월 재난위험시설 심의에서 최종 등급이 나왔지만 교육부의 심의가 남아있었고, 교육부의 심의가 끝나 위험 시설로 지정된 것이 지난 1월이라는 것.

특히 기존의 건물을 철거하고 개축하려면 개축심의위원회에서 최종판단을 내려야 하지만 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된 것이 3월 17일이라는 것이 교육청이 설명이다.

결국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보다 행정절차를 우선시한 결과로 신축이 늦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국이다.

학부모 A씨는 “일부 학생들은 컨테이너 수업 때문에 입학을 꺼리고 전학을 고려하고 있는데 결국 학교가 없어질 수 도 있다”며 “화재위험과 페인트와 내장재 등에 아이들이 기침과 눈의 피로, 아토피 증상까지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은 신축을 앞당길 생각 없이 행정과 예산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철거와 설계예산이 통과됐다는 것은 신축예산도 확보가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설계용역기간이 6개월로 정해져있지만 이를 앞당겨 신축을 서두르고 현재 고통받는 학생들을 위해 공기청정기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