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물놀이장 설치 안전시비 반대 부딪혀
구조진단결과 "문제없다"로결론 정면돌파
10년간의 호화청사 오명 벗어…시민의 품으로
시청사 개방은 계속…문화체육공간 거듭날 터
정찬민 용인시장이 취임 후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공직사회 내부의 벽’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달 취임 2주년을 맞은 정 시장은 7~8월에 실시한 무료 물놀이장 결산을 위한 용인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 시장은 또 “그 동안 시청사 광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이유가 안전문제였는데 어떻게 가능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시청광장 바닥 1㎡당 최대 16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면서 “물놀이장은 수위가 1m의 경우 하중은 1㎡의 당 1000kg였고, 썰매장은 얼음 두께를 15cm로 했을 때 하중은 1㎡당 138kg에 불과해 더 안전하다 할 수 있다”고 안전문제를 일축했다.
그럼에도 용인시는 정 시장 취임 전까지 시청사 광장 내에는 중량이 나가는 무대설치나 차량 진입 등을 제한했고, 지난 10년간 시민의 날 행사 두번 외에는 행사를 아예 원천봉쇄해왔다. 시는 결국 그동안 8623㎡이 넘는 시청 앞 광장을 비싼 대리석과 화단으로 막아 장식용으로만 사용해 온 것이다.
이와 관련, 정 시장은 일부 시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와 일부 공직자들의 반대 여론이 있었음에도 장애인들을 위해 상징 조형물을 이전한 후 42번 국도에서 시청사 1층 광장까지 직접 차량 진입이 가능하도록 도비를 지원받아 공사를 실시했다. 또한 기존의 대리석과 화단을 모두 걷어낸 후 한쪽은 인조 잔디구장(3865㎡)을 만들었고, 본격적인 문화체육시설로 무료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청사 내부 역시 갑갑한 칸막이 구조물(사무실)들을 철거, 이젠 청사 로비에서 전시와 공연까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시장은 청사만 뜯어고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정 시장은 "지난 10년간 용인시 인구가 30만명이 늘었지만, 한번도 시청사를 고친 적이 없다는데 말이 되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부터 저예산으로 눈썰매장과 물놀이장을 운영, 수만 명에서 수십 만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리자 더욱 다양한 시청사 개방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시민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줄 수 있는 생활정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물놀이장을 운영하던 한 달 동안 주말엔 시청사 1층을 개방, 청사 내에서 돗자리를 깔거나 눕는 등의 모습을 연출하자 일각에서 ‘난민촌’을 연상케 한다며 개방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시장은 시민들의 편리가 우선 아니냐며, 오히려 매일 한 두 차례 이상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사항을 점검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 달로 임기의 절반을 넘어선 정찬민 시장이 앞으로 어떤 정책과 모습으로 또 다시 시민들에게 다가 갈지, 아울러 공직사회의 보이지 않는 두꺼운 벽을 어떻게 뚫고 100만 도시의 위상을 함께 높여 나갈지 임기 후반기의 심판대에 오른 그의 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다.
<김종경 kjk@yongi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