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다문화사회 현실로... 정책적 안전망 '발등의 불'

정부 차원 지원 다문화정책 원활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 대책 실종

외국인 범죄 시민 불안 악 순환

인권·인식개선 선순환 대책 시급

 

 

 

어느덧 용인시가 인구 100만명을 돌파하며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 1996년 시 승격 당시 인구가 27만2177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속한 외형적 확장을 이룬 것이다.

 

인구가 많아지는 동시에 용인시에 거주하는 구성원도 다양해졌다. 지난 2006년 12월 기준으로 내국인의 숫자는 76만6569명, 외국인은 1만1280명으로 집계됐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 용인시는 규모만큼이나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용인시의 2015년 기준 외국인주민 거주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역 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총 2만5968명에 달한다.

 

외국인 거주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인식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이는 연일 발생하는 외국인 범죄에 따른 불안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문화사회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나날이 증가하는 외국인 거주자

 

지난 2015년 1월 기준 용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총 2만596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근로자가 9593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결혼이민자가 1872명, 유학생이 1701명, 외국국적동포가 6004명 등 2만1840명은 외국국적을 유지한채 용인에서 거주 중이다.

 

다만 혼인귀화 등을 통해 국적을 취득한 인원은 1694명으로 전체 외국인 중 6.5%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9596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이 3611명, 미국이 2803명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경기도 지역 내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은 안산과 시흥 등 공업단지가 조성된 곳이지만, 용인시 역시도 외국인근로자를 비롯한 많은 외국인이 이주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 외국인 범죄 급증... 부정적 인식 덩달아 확산

 

최근 외국인 범죄가 하나 둘 발생하며 사회적인 인식이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 오원춘 사건을 비롯해 박춘봉 등 조선족의 강력범죄에 대한 모습도 이를 부채질 하고 있다.

 

특히 조선족의 강력범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밀집한 기흥구 신갈동과 상갈동에는 치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별거 중인 아내의 동거남을 살해한 사건이나 과거 내연녀에게 중상을 입히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 등이 발생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 범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용인서부경찰서의 경우 지난 2010년 외국인의 범죄는 총 6건에 그쳤다. 하지만 2014년 발생건수는 83건으로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강력범죄와 폭력범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용인동부경찰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10년 111건에서 2014년 235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 결국 이같은 외국인 범죄의 증가는 내국인으로부터 편견을 갖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정책지원 잘되는 다문화... 사각지대 외국인 노동자

 

최근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가정이 확산됨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용인 지역 내 다문화가족 현황을 살펴보면 총 2713명의 외국인이 용인에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다.

 

중국국적과 한국계중국인(조선족)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일본도 600여명이 넘는다.

 

구별로 살펴보면 이들은 처인구에 112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기흥구 1054명, 수지구 534명이 거주, 처인구와 기흥구에 집중됐다.

 

지자체에서 다문화가정을 위해 마련한 정책은 다양하다. 이는 여성가족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의 경우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 적응훈련을 위해 각 구별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해 올해부터 중도입국 자녀에게 교육청과 지자체가 일선학교에 지원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성장지원 프로그램과 자기개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가정불화에 따른 상담과 부부교육, 다문화사회 인식개선을 위한 지원은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다. 대부분 기피직업에 종사하며 저임금으로 생활하는 탓에 사회적응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경우 음지로 숨어들고 있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이나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 이주노동자의 통계조차도 만들기 힘들다.

 

시는 과거 외국인 노동자 고용업체를 지원하며 우회적으로 외국인노동자의 지원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생활환경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 상태다.

 

시 역시 이점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통계를 내지 못하는 한편 잦은 이주와 고용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와 연계해야 하지만 자료를 얻기 힘들다.

 

그나마 한국어 교육을 위해 강사를 기업체에 파견하지만 수요자가 어디에 분포하는지 알 수도 없어 지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분포에 대해 처인구 백암면의 경우 축산농가, 모현지역은 하우스농사, 이외의 지역에서는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 지원을 위한 정책마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취업난으로 내국인들의 역차별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민간경제의 영역을 지자체가 강제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일자리들이 대부분 노동환경이 좋은 일자리가 아닌탓에 외국인노동자들의 복지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낮은 수준의 노동환경과 경제적 어려움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어 시가 직접 파악하고 지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며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없이 지자체에서 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