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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처럼 꿈을 향해 힘차게 비상하라

명리로 본 갑진년(甲辰年)
오광탁 (경기대학원 동양철학과 석사 , [별땅연구소] 사주유튜버)

 

[용인신문] 2024년은 청룡의 해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시간마다 이름을 붙여 그때를 이야기했다. 갑(甲)은 청색으로 어린 새싹처럼 힘차게 뻗어가는 나무를 뜻하며, 진(辰)은 용이고 절기로는 청명(淸明)되어 온갖 꽃과 생명들이 선명하게 자신의 드러내는 시기를 말한다.

 

벼농사가 중요한 동양은 시간을 명령으로 이해했다. 봄은 생명이 새로 시작하는 시기로 씨를 심는 때로 알았고, 여름은 그것이 크게 자라 성장하는 시기로 부지런히 일해야 하는 때로 알았으며, 가을은 열매를 거두어들이고 그 가치를 얻는 시기로 알았고, 겨울은 저장의 시기로 수확물을 소중히 잘 보전하면서 서로 나눌 줄 아는 때로 알았다.

 

그것이 생장수장(生長收藏)의 원리이고, 자연의 명령(命令)이자 이치(理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을 동양은 연월일시에 따른 시간의 학문인 사주명리학으로 발전시켰다. 그렇다면 명리학은 갑진년을 어떤 명령으로 해석하고 있고, 그 시간엔 어떻게 살아야 길하다고 하는지 알아보자.

 

# 천지자연 순응 하면 ‘천지의 복’

때에 맞춰 사는 것은 천지자연의 운행에 순응하는 것이고, 그 명령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자연과의 대립이 없기에, 조화를 이루며 천지의 복을 다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현대의 인간은 돈과 기술의 힘을 믿고, 짧은 생각으로 때를 거스르는 의지를 발휘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건 계절과 시간의 뜻을 대립하여 천지자연과 싸우는 형국을 만나게 된다. 그런 어설픈 의지가 달걀로 바위 치기나, 누어서 침 뱉기처럼 자연을 인간의 적으로 만드는 일만 진행된다. 우린 자연 앞에 겸손할 필요가 있다. 어설픈 의지가 나쁜 결과를 가져와 고난과 역경만을 치르게 된다고 알아야 할 것이다. 부디 우리가 신이 아닌 피조물이란 사실을 알고, 시간의 명령을 따르는 현명한 사람들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辰의 매력에 홀린 사람들 모이면 새로운 역사 태동

그렇다면, 갑진년을 갑진년답게 사는 방식이 무엇일까? 일단 진辰을 의미하는 용龍의 의미를 알아보자. 십이지十二支의 동물 중에 용辰은 실제로 존재하는 생명이 아니다. 온갖 다른 동물들의 장점을 다 갖추고 신령한 모습으로 날개도 없이 헤엄도 치고, 하늘을 날고, 구름을 일으키며,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물의 우두머리라고 본다.

 

 

마치 진월辰月의 논에 물을 대어 모내기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줄, 신령님의 모습이 용龍의 형상으로 불리는 느낌이다. 그만큼 진辰의 때는 위대하다. 마치 자신의 입지를 드러내는 출사표와도 같고, 이제 시작한다는 전진前進의 의미도 갖게 된다.

 

진월에는 벚꽃이 만발하게 핀다. 그리고 식목일이 있어서 나무를 심고, 청명과 곡우의 절기로 우리에게 활동하기 좋은 맑음과, 마지막 봄비로 생명의 젖줄을 내어준다. 그렇듯 진辰의 시간은 자신의 정체성과 뜻한 바를 드러내기에 딱 좋은 시간이 된다. 진시辰時는 인간에게 출근 시간이다. 모두가 멋진 교복과 제복을 입고 자신이 무엇을 하러 나오는지 보여준다. 진은 용이다. 그래서 자기 모습을 용처럼 가장 멋지고 화려하게 보여주는 시간이다.

 

내가 이런 사람임을 세상에 알려 이목을 끌어야 한다. 진은 의복이고, 진은 명함이며, 진은 조직이 된다. 다른 이들이 알만한 상징이어야 하기에 유명한 것을 걸쳐야 한다. 마치 용이 그런 것처럼, SKY 대학교인지 대기업에 다니는지, 변호사나 판사 혹은 국회의원인지를 드러내는 것처럼, 자신의 인맥과 소속집단을 자기의 명함에 새겨 넣는다. 그래서 타인으로부터 부러움과 주목받아 나랑 같이 함께할 사람들을 더 많이 끌고 갈 수가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큰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辰이 지난 후에 巳의 시간이 오는데, 辰에서 함께한 모인 사람이 巳의 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크고 강한 세력이 되느냐에 따라 巳의 때에 할 수 있는 일의 크기와 역량이 정해진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건 믿음과 매력이다. 용(龍)의 신령스러움과 능력이 믿어질 때, 숭배의 무리가 생긴다. 진辰은 그렇게 사람들을 불러 함께 할 때, 큰 힘이 생긴다. 마치 화려하고 거대한 벚꽃 동산이 구경꾼을 외부로 나오게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진의 매력에 홀린 사람들이 모이면 에너지의 흐름이 생기고, 새로운 역사의 태동이 가능하게 된다.

 

# 닫힌 문을 열고 새로움으로 나아가라

갑진甲辰의 갑甲은 멈추고 정체되었던 것들이 닫힌 문을 열고 새로움으로 나가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말 그대로 자기 멋대로 진辰을 가지고 갑질(그냥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청룡은 다른 용과 달리 어린 용이다. 어리기에 무모하며, 어리기 때문에 쉽게 도전한다. 갑진의 때는 그렇게 작은 무리라도 나랑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용처럼 나아가 으스댄다.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며, 조그만 뜻이 있어도 그것을 크게 부풀려 떠드는 것이다. 전쟁이 싫다면 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며, 세상이 좋아진다면 그것을 위해 마음의 소리에 응하는 것이다. 갑(甲)은 새싹처럼 순수하다. 철없긴 하지만, 눈치를 보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다. 그래서 지난 세월의 갑진년들은 흉흉하지가 않았다. 청룡의 어린 쾌활함과 겉멋에 빠져 잘될 거라고 뽐내는 그들의 순진함을 믿어 보자.

 

# 나랑 같이할 사람이나 조직은 필수

갑진년의 명령은 함께하기 위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명분과 매력이 충만하여 믿음을 얻어야 한다. 인기를 끌 수 없는 사람은 슬프다. 나랑 같이할 사람이나 조직이 없다면 갑진년엔 힘들 것이다. 원래 계묘년에 사람들은 커밍아웃하듯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 사이에 적과 아군이 드러나며, 내 편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그래서 갑진년엔 자신과 뜻이 다른 사람은 버리고 오로지 내편하고 함께하는 것이다.

 

같은 생각, 같은 마음, 같은 혈연과 지연으로 연결된 모임들이 한가지 색깔로 자기들의 결속과 믿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총선이나 올림픽을 통해 그 집단과 나라의 알찬 꿈과 능력들을 드러내면서 무리를 모아 신화가 될 만한 역사를 써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 현실보다는 이상을, 혼자보다는 함께, 실리보다는 멋을

갑진년은 청룡처럼 살면 된다. 현실보다는 이상을, 혼자보다는 함께, 실리보다는 멋을, 안정보다는 용기를 갖고 행동한다면, 자연의 시간은 그들에게 축복을 줄 것이다. 창당의 시간이며, 자신의 멋짐을 보여줘서 함께하는 시간이다. 내가 그렇지 못하다면, 주변에 뜻과 매력이 있는 사람과 함께하자. 그래서 참아왔던 마음의 기지개를 활짝 켜서, 폭죽처럼 터지는 벚꽃 동산의 감동을 내 편과 함께 느껴보자.

 

갑진의 시간은 갑진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것. 그러니 너무 재고 계산하지는 말자. 함께하는 순수한 용기에 축복이 있을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