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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상이 태교

<쉬운태교 명품태교>

 

 

엄마의 일상이 태교

 

박숙현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고, 동화책을 읽고, 바느질하는 등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만 태교한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므로 한두 가지 시도하다가 태교 끝을 외치며 풀어지기 일쑤다. 그러나 엄마의 일상이 모두 태교다. 엄마가 무언가 특별한 태교를 할 때만 태아가 태중에 있고 나머지 시간은 나가서 놀다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이케가와 아키라 지음)에는 태아가 배에 난 구멍으로 보았던 것을 기억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태중에서 태아는 다 보고 듣고 느끼고 기억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루 동안 펼쳐지는 엄마의 일상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낮잠 자고, 쉬고, 전화하고, 먹고, 마시고, 옷 골라 입고, 대화하고, 생각하고, 요가하고, 나무에 물주고, 시장보고, 아빠와 이야기 나누는 것 등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이다.

 

오늘 밥통 째 들고 앉아 반찬 통 몇 개 꺼내놓고 대충 식사를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설거지한다고 달그락거리며 우당탕퉁탕 그릇 깨지는 소리를 내면서 억지로 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보자. 아빠와 아주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면서 미움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음악 태교를 한다고 금방 클래식 음악을 우아하게 듣던 엄마가 태교 끝을 외치며 요란스럽게 설거지하는 것을 바라보는 태아의 심정이 어떨까. 뱃속서부터 우리 엄마는 못 말려!” “엄마 뿔났나라는 불안한 마음을 들게 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릇 부딪히는 소리며, 수돗물 흐르는 소리를 흘려보내지 말고 태아의 청각을 자극하는 생활 속의 청각 태교로 적극 활용해보자.

 

아가야 귀를 기울여 보렴. 엄마가 설거지하는 소리 들려줄게라면서 즐겁게 설거지를 하면 어떤 음악 태교 못지않은 소리 태교가 된다. 이렇듯 엄마의 일상이 모두 다 태교다. 엄마와 탯줄로 연결된 태아는 엄마와 하루를 송두리째 공유하고 있다. 엄마가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들 때까지의 하루 일상과 심지어 잠을 자는 순간까지 엄마와 태아는 한 몸이며, 따라서 엄마의 모든 정보는 태아와 공유된다. 태아는뱃속에서 엄마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느끼고 배우고 두뇌에 차곡차곡 저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사주당은 태교신기에서 임신한 어머니는 태아와 혈맥이 이어져 있어서 호흡을 따라 움직이니, 그 기쁘고 성내는 바가 자식의 성격이며, 그 보고 듣는 것이 자식의 총명함이며, 춥고 따뜻함은 자식의 기운이며, 그 마시고 먹는 것이 살이 된다고 했다.

 

태아는 엄마가 하면 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좋고 나쁜 것을 취사선택할 수 없다. 말 그대로 꼼짝 마이다. 하루 일상을, 하루 24시간을 태아를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고 품위 있게 지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