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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헌 화백의 동아시아를 걷다

멀고 먼 백두산 가는 길

7-중국 연길(延吉)


동아시아를 걷다-(7)-중국 연길(延吉)


-멀고 먼 백두산 가는 길


중국으로 돌아가는 민족영산. . . 설렘과 쓸쓸함 교차



한민족에게 백두산은 영산(靈山)이다. 하지만 원주민 만주족에게도 장백산(長白山)은 자기네 민족의 시원(始原)이며 한족들에게도 가고 싶은 북방의 관광지이다.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정체성의 아이콘’과 같은 곳이라서 누구라도 너도 나도 백두산을 가고 싶어 하고 오늘도 많은 단체관광객이 간다. 하지만 내나라 북쪽으로 갈수 없어 돌아가는 만큼이나 돈도 시간도 불편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다.


나는 지난해 5월 백두산 현지 중국 여행사를 통해 갔다. 먼저 그 전날 연길 고속철도 역에 내렸다. 새로 생긴 고속열차 역은 너른 외딴 평야에 있었는데 시내와 다소 떨어져 있었다. 야심한 밤에 호객행위 택시들은 아니나 다를까 내릴 때 바가지냐 아니냐 실랑이도 있었다. 호텔 밖의 한글 반 한자 반 간판들이 이곳이 연변, 연길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맥주와 안주과자를 사서 비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차창밖 보며 독립군 떠올려



새벽부터 나선 여정, 미니버스엔 우리 말고도 또 한 팀의 한국인 가족이 있었다. 장장 4시간여의 백두산 가는 길은 울퉁불퉁 시멘트 도로였고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낯익어 보였다. 한편으론 구석구석 독립군과 척박한 만주에서의 고단한 우리민족의 삶이 연상되곤 했다.


5월인데 눈과 비바람 몰아쳐



우리는 북파코스로 가기로 했다. 이른바 메인코스라 불리고 장백폭포, 천문봉이 있고 온천욕을 즐기는 주위시설이 많은 노선이다. 서파코스는 트레킹 식으로 야생화와 풍경을 즐기는 코스이다.
백두산 입구. 자작나무 숲을 지나 차가 식당 앞에 섰다. 점심을 주는데 볶은 밥에 멀건 배추 짠지 달랑이다. 동남아 싸구려 패키지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 모든 걸 참고도 우리는 ‘한민족이기 때문에’ 가야 한다. 산 입구에서는 등산객 누구나 반드시 버스나 지프차로 갈아타야 한다.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5월인데 눈과 비바람이 몰아치다 날이 개기를 반복한다. 괜히 해발 수천 미터가 아닌 것이다. 도로는 지나치게 완만(?)해서 도대체 이게 백두산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버스가 편안하게 콘크리트길을 올라간다. 장백폭포까지 그대로 간다.


언제나 통일대한민국의 백두산 올라볼까



폭포 앞에 다다르니 드디어 그간의 짜증과 고생이 날아가는 듯했다. 고상하다고 해야 할 흑백의 화산재와 백설이 선연했고 찬 기운과 함께 거대함 웅장함이 우릴 맞았다. 이런 게 기운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만 원통 한 것은 눈이 너무 쌓여 천지를 못 오른다는 것이다. 사실 백두산 천지가 모든 이들에게 목표인데 말이다. 진즉 수많은 여행가이드나 회사가 간단하게 한두 줄 10월에서 4월까지는 눈이 오면 힘들다, 라고 작게 표시해 놨는데, 하기사 처음부터 “10월부터 5월까지 천지 구경하기 힘듭니다” 하면 누가 가려고 할 것인가.
아쉬움을 두고 추위에 떨며 돌아가는 길. 패키지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조선족 민속마을. 밥도 먹고 쇼도 보는 코스였다. 가만 지켜보니 한족들이 한복을 입고 흉내만 내는 듯 했고 밥은 무성의했다. 내가 이러려고 여길 왔나 자괴감이 드는 씁쓸함이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앞으로도 북으로 우리 땅을 밟고 가지 않는 한, 우리들의 불편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런 이유를 들이대서라도 더더욱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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