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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교회 세습…가야바의 법정에 서게 될 것

 

교회 세습가야바의 법정에 서게 될 것

 

우와~ 돈 들어온다.’ 제법 규모 있는 어느 대형교회 창업주 목사가 자신이 창업한 교회 사무실에서 주일 예배 나오는 교인들을 보고 흡족해하며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교회는 예수가 말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대 명제에서 훨씬 벗어났다는 의미이다.

 

논어 선진 편에서 하루는 계로가 귀신을 섬기는 것을 물었는데 유독 공자의 답변은 싸늘했다. 공자가 말하길 사람도 못 섬기는데 뭔 놈의 귀신을 섬기랴. <계로문사귀신季路問事鬼神 자왈子曰 미능사인未能事人 언능사귀焉能事鬼>”

 

이쯤 됐으면 오늘 선생님께서 불편하신가 보다하고 한쪽에 얌전히 있으면 좋으련만 눈치 없이 또 묻는다. 이번엔 한 술 더 떠서 죽음에 대해 묻는다. 공자는 떨떠름하니 삶도 모르거늘 어찌 죽음을 알랴. <계로(季路)() 감문사(敢問死) () 미지생(未知生)언지사(焉知死)>”라며 일갈한다.

 

죽고 나서 상다리 분질러지게 진수성찬 차려 놓고 제사 한들 살아생전 술 한 잔 올리는 것만 못하다.<사후만반진수死後萬盤珍羞 불여생전일배주不如生前一杯酒>’는 옛말이 있다.

 

고래로 귀신 장사하고 저승 장사는 밑천도 들지 않는, 그렇다고 망할리도 없는 이문이 많이 남는 장사라 했다. 도시의 큰 교회 창업주 목사가 늘그막에 세상의 온갖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아들에게 목숨 걸고 교회를 물려주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하나님 없이 사는 고통보다 돈 없이 사는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자리는 꿀 자린데 내 새끼 말고 누구에게 준단 말인가. 교회에는 원죄론적 해석법이라는 게 있다. 포도가 열리니까 포도나무가 아니라 포도나무니까 포도가 열린다는 것이다. 죄를 지었으니까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니까 죄를 짓는 다는 말이다. 이 논리라면 처음부터 그런 목사니까 끝도 그런 목사라는 말이다.

 

아비 목사가 뼛골 쑤시게 저승 장사해 교회를 키워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게 무슨 죽을죄라고 저리도 난리란 말인가. 일찍이 예수는 교회에 대해 정의하기를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11:17>라고 했다. 잊을 만하면 들리는 교회 세습 다툼을 보면서 기독교인과 사회는 더 이상 교회를 개혁할 자정 능력을 잃었다. 어쩌면 법원이 교회를 개혁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방정맞은 생각을 해본다. 기다려라. 하나님을 떠난 목회자는 언젠가는 가야바의 법정에 서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