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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북소리


최은진의 BOOK소리 111


인간은 왜 숨어서 남몰래 할까?

섹스의 진화

저자 : 제레드 다이아몬드 /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 정가 : 15,000

    

 

 

   동물들의 성관계를 목격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은 낯뜨거움에 고개를 돌리지만 정작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숨어서 하다니 진짜 이상한 종이야.”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특이한 성생활을 즐기는 동물임을 강조하는 <,,>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그는 인간의 이 특이한 성적 습성을 진화론적 관점을 통해 파악해 나간다. 왜 섹스는 즐거운지, 왜 인간은 남 몰래 숨어서 섹스를 하는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지만 제대로 알지 못한 문제들을 진화생물학적 논리를 이용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책의 제목을 보고 발칙한 상상이나 19금의 내용을 기대하고 접근했다면 실패다. 성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와 관찰의 결과를 학구적이고 논리정연하게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너무너무 유쾌하다. 다른 종과 확연히 구분되는 인간의 섹스의 키워드는 쾌락이라 것. 종족 번식만이 아닌, 단지 쾌락의 원천으로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란다. 즉 우리는 발정기에만 섹스를 하는 다른 종과는 달리, 언제든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는 인간이 불을 사용하고, 언어와 기술을 발달시키고, 문자를 발명하는 데 있어, 직립자세나 커다란 뇌만큼이나 섹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인간의 성 행동의 기준은 분명 비뚤어지고 종차별주의적이며 인간중심적인 것이다. 인간의 성적 습성은 지구상의 3000만 종의 다른 동물들의 관점에서 볼 때 너무나도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상의 수백만 식물, 균류, 미생물의 기준으로 볼 때에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섹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적 습성이 진화생물학적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모든 학문적인 것을 제쳐두고 그의 말처럼 섹스는 언제나 우리는 매혹시킨다’. 하지만, 제대로 알고 한다면 더 당당하고 즐겁지 않을까? 섹스는 낭만적 사랑의 완성이기도 하고, 한 생명을 창조해내는 위대한 일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