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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12

최은진의 BOOK소리 112

의식있는 주당들의 술에 관한 기분좋은 이야기

생각하는 술꾼

저자 : 벤 맥팔랜드, 톰 샌드햄 / 출판사 : 시그마북스 / 정가 : 20,000

 

 

 

세상엔 당신이 못 마셔본 멋진 술이 이렇게나 많고 술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삶을 완전히 바꿔 버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두 사람이 있다. , 이들처럼 생각하는 술꾼이 되었을 때만 가능하긴 하다. 알코올과 함께 분별력을 잃는다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재치있는 입담의 두 신사, 벤 맥팔랜드와 톰 샌드햄이 들려주는 술에 관한 모든 것. 그들의 말처럼 우리가 가식을 떨고 속마음을 감추도록 부추기는 것은 술이 아니라 맨 정신이다. 그런 점에서 알코올의 힘을 빌려 사랑고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주류 전문가가 풀어내는 술에 관한 제대로 된 생각을 들어보자.


빛깔의 표현력에 매료된 화가, 반 고흐가 미치도록 사랑한 술은 뭐였을까? 술을 죽도록 마시고도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단 걸 증명한 헤밍웨이가 죽도록 사랑한 술은? 정답은 압생트와 럼주. 고흐의 작품 <밤의 카페>는 강력한 뮤즈가 되어준 술, 압생트의 영향력이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고, 헤밍웨이는 럼주를 마시며 쿠바의 플로리디타의 한 바(bar)에서 <노인과 바다>를 썼단다. 15가지 이상의 술을 각 장별로 할애하여, 놀라운 일화, 역사 속 엽기적 실화, 전문가의 추천, 눈길을 사로잡는 삽화를 통해 그 이면에 얽혀있는 사람들과 발자취와 과거를 하나로 엮어 보여주고 있다. ‘음주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생각하는 술꾼의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지게 될 것이다.


한순간 영혼의 벗이었다 다음 순간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는 알코올. 하지만 처음 술을 상업화한 것을 수도사들이었단다. 그들은 누구보다 분별력이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와 내키지 않는 접대를 위해서 과음, 아니 폭음하는 우리의 질낮은 음주문화가 새삼 부끄러워진다. 적절한 존중과 배려의 태도가 술자리의 격식을 높여주고 기쁨을 불려줄 것이다. ‘그러니 자,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놓고 한 잔들 하시라!’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근심이 줄어들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게다가 상상력과 창의력도 쑥쑥 올라간다니 금상첨화이지 않은가. 그럼 다같이 술을 대하는 매너있는 태도와 격식있는 술자리를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