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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13

최은진의 BOOK소리 113

대책없는 귀차니스트의 유쾌한 삶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저자 : 호어스트 에버스 / 출판사 : 작가정신 / 정가 : 9,500

 

   머리가 무거운 월요병으로 시작해 다시 출근할 생각에 쉬어도 쉬는 게 아닐 일요일까지, 주말이 오는 길목인 금요일만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사는 많은 사람들. 오늘도 지루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라고. 우편배달원, 택시기사, 배우, 그리고 만담가에 이르기까지 독특하고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작가, 호어스트 에버스는 말한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그의 세상엔 늘 금요일만 있는 것 같다. 월요일 아침부터 아니, 일요일 밤부터 가슴이 답답해져 금요일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자.


   세계적인 카바레티스트(테이블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재담, , 노래 등으로 정치, 시사 풍자를 하는 예술가)이자 작가인 그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야기형식으로 묶었다. 귀찮아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하고 있는 세금신고, 청소, 빨래 등의 잡다한 일들을 그는 미룬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자화자찬할만큼 당당하기까지 하다. 그런 그가 생각없고 대책없는 사람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하루하루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이런 멋진 인생이 또 있을까? 성실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게으름을 무기로 삼는 매력적인 삶이다


   건강한 무기력은 나의 힘이라는 엉뚱한 논리를 펼치는 호어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늦잠자고 눈곱도 떼지 않은 채 침대에서 뒹굴대며 하루를 보내도 세상은 아무일없이 잘 돌아가니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우주최강의 게으름과 유머로 무장하고선 삶을 제대로 즐기는 호어스트. 실수를 두려워하며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보통사람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게으르고 실수투성이지만, 옆에 이런 친구가 한명쯤 있다면 하루하루가 지금보단 훨씬 유쾌해지고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2018년 새해엔 짐 좀 내려놓고 그를 따라 ‘존엄속에 늙어’가는 ‘희망적인 노후’를 설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