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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14


최은진의 BOOK소리 114

지적이고 아름다움 삶을 위한

라틴어 수업

저자 : 한동일 / 출판사 : 흐름출판 / 정가 : 15,000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수많은 대학생을 매혹시킨 서강대학교 명강의,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이 이렇게 책으로 엮였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그의 수업이 왜 신촌일대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 청강생에 이르기까지 그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을까? 정말 라틴어를 배우고 싶어서? 영어도 아니고 요즘 뜨고 있다는 중국어도 아닌, 써 먹을 데 하나 없는 라틴어를? 심지어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언어를? 그는 읽고 행복하시길이라고 했지만 이 책 한 권 읽고 행복해질 수는 없을 터. 하지만,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라틴어가 이렇게 매력적인 언어였다는 것도.

 

고상해보여서, 젠 체하고 싶어서 라틴어를 배우려는 걸 그는 위대한 유치함이라 했다. 허나 그 시작은 위대한 유치함이었을지 몰라도 이 한권의 강의를 다 읽고 나면 어느새 삶을 마주보고 있게 된다. ‘배워서 남 주냐?’는 물음에 배워서 남 주자라고 대답하게 될 것이다. 공부가 무기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버린 시대에 공부해서 남 줄 수 있는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28개의 라틴어 문장을 소주제로 잡아 설명하면서 라틴어와 관련된 어학, 역사, 사회문화, 철학, 신학, , 교육, 풍습 등 가히 종합적인 인문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라틴어를 습득하기 위한 수업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는 세네카의 명언을 되새김질 해주는 수업을 이렇게 앉아서 책으로 만난다는 것이 독자에겐 행운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게 되는 건 덤이다. 천재라고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서른여섯 살에 번역본이 아닌 철학, 문학, 역사책을 읽기 위해 라틴어 독학을 했단다. 인문학 고전들을 라틴어로 읽으면서 그의 두되는 바뀌기 시작했고 묻혀있던 천재성이 발현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라틴어를 공부할 수는 없겠으나 멋진 언어와의 조우를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빈치같은 천재가 되고 싶다면 라틴어 공부를 오늘부터 시작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