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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16

최은진의 BOOK소리 116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저자 : 정진호 / 출판사 : 푸른숲 / 정가 : 16,000

 


병에 걸렸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의사나 약사보다 더 전문가처럼 그럴듯한 조언을 한다. 물론 그 중엔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에 따른 부작용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세상엔 우리를 위협하는 질병이 너무나 많고, 또 그 처방에 관한 정보는 병의 가짓수보다 훨씬 많다. 죽음을 늦추고 병을 고치려는 간절한 바람이 미신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맹목적인 믿음이 오히려 병과 죽음에 힘을 실어준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무지가 위험이 되기 전에, 우리 모두가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 있다. 세계적인 독성학자인 정진호 교수가 들려주는 약에 관한 모든 것.


 우리가 믿는 사실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것, 늘 그렇듯 역사가 증명한다. 약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다. 미신인 줄 알았던 것들이 과학이 되고, 과학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거짓으로 판명나는 것은 의 역사에서도 예외가 없다. 1부에서는 약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하여 파헤친다. 믿음이 약이 되는 플라시보 효과는 놀랍다. 우리의 자연치유력과 환경적응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므로 가짜약이 생각과 의지를 움직여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것. 2부는 약이 독이 되고 독이 약이 되는 약과 독의 양면성에 관한 이야기이며 3부는 마취제, 백신, 소독제, 항생제, 아스피린 등에서부터 비아그라에 이르기까지 인류를 살린 위대한 약들에 관한 얘기다. 마지막 4부에선 인간의 무병장수를 향한 끝없는 욕망에 관해 논리적이고도 세세하게 풀어나간다.


 안 아픈 사람도, 안 죽는 사람도 없다. 노인들 중에는 약을 달고 산다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독같은 약. 맹목적으로 복용하고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따라하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을 터. 무지함의 결과가 낳은 끔찍한 결과를 우리는 이미 겪지 않았는가? 저자는 사망자 239명에 피해자 5600여명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21세기에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비극은 일어났고, 그 위험성에 대해 아무도 그들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 이유도 모른 채 병들고 죽어갔다. 약품과 화학물질 안전 관리를 위한 제도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니 우리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약, 이제 제대로 알고나 먹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