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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17

최은진의 BOOK소리 117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저자 : 리처드 도킨스 외 / 출판사 : 바다출판사 / 정가 : 7,500

 

 

 

  신이 있다고 믿고 싶은 건 당연하다. 인간은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그래서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신은 꼭 필요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2005년 미국 과학계를 뜨겁게 달군 소송이 있었다. 고등학교 생물수업에서 진화론과 동등하게 창조론(지적설계론)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창조론을 종교신화가 아닌, 과학이론의 하나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에 16명의 과학자들(진화론자)이 반박하고 나섰고, 이 책은 그 칼럼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라 할 수 있겠다. 창조론이 왜 과학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명쾌한 논리를 펼쳐보인다. 물론, 지적설계가 흥미로운 신학적 논증이긴 하지만, 과학은 아니라는 결론의 판결이 내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이 발전한 나라로 인식되는 미국의 한 여론조사 결과는 놀랍다. 진화론이 증명된 과학이론이라고 믿는 사람은 35%인데 비해, 창조론을 믿는 사람은 45%라는 것. 세계적 지성인 대니얼 데닛, 레너드 서스킨드,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거 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내로라하는 석학들은 지적 설계론이 과학 발전과 인류의 미래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지고 정면으로 그들을 반박한다. 여기 실린 16편의 논점과 톤은 저마다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종교는 결코 과학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창조론이 과학이라고 생각하든, 아니든 다양한 주제와 시각으로 지적 향연을 펼쳐보이는 매력적인 에세이를 16편이나 만날 수 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과학적 아름다움이 빚어내는 멋진 지적 사고의 향연을 음미하는 기회를 누려보시라.


  종교를 만든 것도, 종교를 유익한 것으로 발전시킨 것도, 종교를 타락시키는 것도 인간이다. 어떠한 신도 종교를 만든 적은 없다. 그러기에 신은 완벽할지 모르나, 신을 숭배하는 종교는 단 한 번도 완벽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준 사실이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했던 아인슈타인은 불가지론자였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지만, 종교가 과학이 될 수는 없다는 것. 신을 믿든 안 믿든 종교의 필요성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신을 믿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신을 믿어서 손해보단 이익이 많다는 이론은 어떤 이론보다 논리적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종교가 과학이 될 수 없듯이, 과학 또한 종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건 서로 다른 언어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