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베리아열차를 타고 가는 러시아 기행 4 이르쿠츠크


시베리아열차를 타고 가는 러시아 기행 4 이르쿠츠크

 

예니세이를 사랑한 앙가라

 

글 사진 이상엽/작가

 


아주 먼 옛날 바이칼리아 신에게는 앙가라라는 딸이 있었다앙가라는 너무 아름다워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호수 깊숙이 감추어 놓았다앙가라는 너무 답답했다어느 날 호수로 날아온 갈매기는 호수 멀리에 예니세이란 영웅이 있는데 그는 모든 여성들의 우상이라 했다앙가라는 그가 너무 보고 싶어 몰래 호수를 빠져나와 예니세이를 향해 갔다딸이 몰래 빠져나간 것을 알고 그 길을 막으려 거대한 바위를 던졌지만 허사였다결국 앙가라는 예니세이를 만났다앙가라강과 예니세이강이 만난 자연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참으로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르쿠츠크의 메인 도로인 맑스가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 도시는 바이칼에서 유일하게 흘러나오는 유일한 강 앙가라를 끼고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바이칼로 수많은 강들이 모여들지만 오직 앙가라만이 바이칼에서 흘러 넘쳐 멀리 예니세이강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다음과 같은 설화이다. 강변을 걷다보면 유난히 앙가라만큼이나 매력적인 젊은 러시아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곳은 시베리아의 각지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어 교육의 도시라 할 만큼 학생이 많다고 한다. 전체 인구 60만명 중에 약 10만이 학생이라 하니 이곳이 교육의 도시인 것은 분명하다


사회주의가 막을 내리자 이번에는 그 반대의 일이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것이다동상을 떠받치는 사면 받침에는 이곳에서 근무했던 3명의 총독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다른 한명은 카작 출신의 도적으로 시베리아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예마르크가 새겨져 있다이 기념물로만 본다면 지금의 러시아는 과거 짜르 시대의 영광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앙가라 강변 중심에는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건설한 짜르였기 때문이라는데,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미술가에게 주문해 새로이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에 이와 똑같은 상이 있었지만 사회주의 혁명기에 상은 깨져버리고 그 자리에 오벨리스크를 세웠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