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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목구녕으로 랭면이 넘어 갑네까?


[용인신문] 공자가 55세에 소정묘를 단칼에 베고는 56세에 주유철환을 떠났다. 그 당시 사람들은 공자가 천하에 숨겨놓은 스승이 있다고 믿었다. 그동안 밑천이 다 떨어져서 남모르게 스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기 위해 최측근 제자 일부만 데리고 여행을 감행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제하제자諸下弟子들의 호도된 여론 속에 시작된 여행은 자공 개인 돈 연 230억 원을 써가며 14년간 70개국을 돌아다녔다. 결국은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끝으로 70세에 이르러 돌아온다.


그럼에도 여행에 동행하지 못한 제하제자들은 여전히 공자께서 따로 스승을 두고 공부를 했을 것이다.”라는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다. 이런 의문을 가진 제자들에게 공자는 정색을 하며 말한다.


너희들은<이삼자二三子> 내가 뭔가를 감춰 놓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구나<이아위은호以我爲隱乎>. 나는 너희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오무은호이吾無隱乎爾>. 또한 지금까지 너희와 함께 하지 않은 것조차도 없거늘<오무행이부여이삼자자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이것이 나다<시구야是丘也. 논어술이7-23문장>. 그러면서 뼈아픈 고백을 하는데 논어의 이 대목에 이르면 울컥하며 콧등이 시큰 해지기도 한다.


나는 태생이 비천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주워들은 게 많았다<오소야천吾少也賤 고다능비사故多能鄙事. 논어자한6문장>. 쉽게 말해서 엄청난 고생을 통해서 맷집이 단단해 졌다는 말이다. 그래서 양호가 죽이겠다며 들이댈 때도 공자는 결연에 찬 음성으로 말했다. 양호 그따위 인간이 뭘 어쩌겠다고. 이 말속에서 풍찬노숙의 삶을 견뎌온 공자의 인생관을 볼 수 있다. 지금 강호에는 황장로 교안과 그를 따르는 의원 무리들이 장장 4000km 주유철환을 했다 한다. 이보다 더한 4km를 한들. 심지어 고깃국을 먹고 전봇대를 뽑아 이빨을 쑤신들 내 상관할 바는 아니나. 문제는 방향이 국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저들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냐에 국민적 시선은 다르다는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집권당 신임 이인영 원내 대표의 첫 일성이 맥주회동이라 불리는 술판이었다고 한다. 국가업무를 맨 정신으로도 쉽지 않거늘 술 마신 정신머리로 하겠다?(물론 술자리 형식을 빌리겠다는 것이겠지만) 얼마 전, 북한 옥류관에서 어떤 자 왈, “목구녕으로 랭면이 넘어갑네까?”했던 말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