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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세상

박소현(방송작가)

 

[용인신문]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누가 지도자가 되어도 별반 달라지지 않던 세상에 대한 불신은 여전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 19’라는 무서운 변수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이렇게 무서은 바이러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길어야 3개월이라고 생각했고 마스크 수급이 좀 원활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다였다.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재택 근무 덕분에(?) 한가족이 모이는 시간이 많아졌고 가족들 사이에 밀린 대화의 시간도 생겼다. 부모들의 답답함이야 어떻든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자유를 즐기기도 했다.

 

과거에 경험했던 바이러스처럼 금방 백신이 개발되고 이 혼란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코로나 19’를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5월의 집단 감염으로 세상은 혼란을 겪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코로나 우울증에 시달렸다, 8월의 집단 감염은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게 했다. 뉴스는 늘 코로나 특집으로 방송되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모습은 정치인들의 불협화음뿐이었다.

 

더운 여름까지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여름을 지나 다시 겨울이 되었다.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되었고 서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 세상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신체적인 고통을 떠나 완치 후에도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용인시의 확진자 증가가 뉴스에 오르내릴 때는 용인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람들의 긴장감은 무기력함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의 대화는 날카로워졌고 마스크로 가려진 세상의 벽은 더 두꺼워졌다. 학교를 가지 않아서 좋았던 자유는 지루함과 답답함으로 변했다. 학교를 입학하고 설렜던 신입생들은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졌고 오히려 대면 수업의 어색함을 적응해야 할 것이다. 졸업을 앞 둔 학생들은 화면으로 서로에게 아쉬움을 전해야 할 것이다. 고3 수험생은 칸막이 안에서 답답한 수능을 치러야 했다. 그들이 대학생이 되면 캠퍼스 구경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세상이다. 곧 끝나겠지 하면서 버텼던 1년이다. 그런데 이제 곧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살고 있다.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세상이다. <코로나 수기 공모전 우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