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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또 다른 적과 싸우는 환자들

김태욱(병동 보호사)

[용인신문] 나는 현재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 병동에서 정신장애인 환자들을 돌보는 병동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대부분이 알 듯 정신과병원 병동은 환자들의 특성상 격리를 시켜놓는 폐쇄병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 환자들은 마음의 병으로 고통하고 신음하는 환자들이다. 폐쇄된 공간 그리고 규제된 생활 속에서 규칙을 지켜가며 자기 자신들의 마음대로는 생활이 안되는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심을 외면당한 채 생활하고 있는 환자들이다. 그들의 유일한 낙은 그저 보호자들이 면회를 와서 잠깐이나마 세상 밖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우한성에서 지금까지도 방한 중인 별로 반갑지 않은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들 때문에 병동에 면회, 외출, 외박이 전면 금지되어 있는 상태에 있다. 환자들의 답답함은 극에 달해 있고 보호자들 또한 그냥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통해서 안부를 묻는 실정이 되었다.

 

얼마 전에도 몇몇 정신과 병원에서 환자들이 집단 확진 판정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병동 보호사의 의무는 비단 환자들의 안전만 책임지는 것에 국한되어지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진정한 보호사의 의무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마음의 병과 싸우며 답답해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아우르고 비위를 맞춰주어 조금이라도 그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병동 내에서는 아무리 답답해도 마스크를 꼭 쓰고 있다. 환자들은 간혹 내게 묻는다. “보호사님, 왜 하루종일 그렇게 답답하게 마스크를 쓰고 계세요? 병동 내에서는 벗어놓고 있어도 되지 않나요?”그런 질문은 같이 근무하는 간호사들마저도 한다. 나는 그럴 때 이렇게 대답을 한다.“나는 바깥 출입을 수시로 하기에 내가 나도 모르는 순간 감염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답답하지만 계속 쓰고 있는 겁니다.”폐쇄된 공간에 한 사람의 감염자가 나온다면 그 공간은 초토화되는 것이고, 결국 고흐트 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된다면 회사로서는 크나큰 타격이 아닐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출근을 하면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손 소독제를 발라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최대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나는 환자들 곁에서 그들의 파수꾼이 되어 그들을 지키겠다고 말이다.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 환자가 아닌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내 이웃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굳은 결의를 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