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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교 6년생부터 고교학점제 ‘기대반 우려반’

교육일선·학부모들 “대입개편 없는 교육혁신 불안”

[용인신문] 올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진국과 같은 시스템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와 대학입시 등 근본적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나, 당장 내신 평가 방식이 달라지는 등 예상되는 변화에 대한 걱정으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목소리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현 초등학교 6학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오는 2025년부터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체제로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학기당 최소 28학점 이상 수강해 3년간 총 192학점을 취득해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다.

 

내신평가 방식도 달라졌다. 고교 1학년 1학기와 2학기까지의 성적은 현행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나, 2~3학년 성적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1학년 때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이수하게 된다. 이후 본인들의 선택에 따라 개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듣게 된다. 일반계고에서도 특수목적고 수준의 심화·전문 과목, 직업계열 과목 등을 수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교육의 기회도 다양해진다. 소속 학교에 개설되지 않는 과목은 다른 학교의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 등의 수업도 개설된다. 지역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된 수업도 열릴 예정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진로와 연계한 과목이 다양화되고, 학생 맞춤형 책임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모습이다.

 

우선 교원단체는 학교 개설 과목 증가로 교원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인 정책”이라며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 측은 “학생이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의 기본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학사운영, 교원조직, 공간,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와 준비가 이뤄졌을 때에만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당장 ‘고교학점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며 막막하다는 분위기다.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한 학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첫 시험타자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이런 시스템이 현 고등학교 현장에 맞는 건지 모르겠다. 사교육이 많아질 것 같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대학입시 개편 미정 … 교육현장 혼란 '가중'

가장 큰 문제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새 대입제도 개편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대입 개편안 논의를 시작해 오는 2024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다보니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학교 교사들은 대입 제도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교육환경이 사실상 대학 입시에 종속돼 있음에도, 대학 입시제도에 대한 변화없이 고교 교육과정을 먼저 변화시킨다면 혼란만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한 고교 교사는 “대학 입시의 아무런 청사진 없이 바뀐 교육제도만 발표하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여러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며 “대학에 들어가는 최종 관문을 혁신하지 않으면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해야 할 게 더 많아지는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