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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은 행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

김종성(소설가, 전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

 

[용인신문] 경기도 남부에 위치해 있는 용인특례시는 예부터 수도 한성을 보호하는 지역인 적현(赤縣)으로 중요한 고을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산업화 바람이 불자, 수지와 기흥을 비롯한 용인의 곳곳이 난개발의 격랑에 휩쓸리게 되었다. 용인시의 난개발을 해소하려고 건설교통부는 1995년부터 택지개발 사업에 착수, 1997년 구성면 동백리, 중리 지역을 동백택지개발지구로 지정했다. 2006년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시행자가 되어 98만 평 규모의 '동백지구'를 조성했다.

 

동백지구에는 2022년 2월 현재 동백1동(동백) 3만 2828명, 동백2동(중동 등) 2만 7285명, 동백 3동(어정 등) 2만 6482명 등 8만 6595명의 시민이 살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의 인구 7만 6139명보다 1개 법정동인 동백동의 인구가 1만 456명이 더 많다. 1개 법정동에 인구가 과밀되어 있어 발생되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게다가 경전철역, 은행 지점, 우체국, 박물관, 도서관, 소방서, 파출소 등 모든 주민복지시설이 동백지구의 남쪽인 동백2동에 몰려 있다. 더군다나 동백지구 북쪽인 동백1동에 있던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지점이 모두 철수해 현재 동백1동에는 농축협과 새마을금고가 각각 한곳씩 지점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원래부터 이름이 동백동인 동백1동은 시중은행 지점 1곳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동백2동에 자리잡고 있는 동백우체국은 8만 6595명의 용인시민이 살고 있는 동백1·2·3동의 유일한 우체국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 소속 기관의 하나인 우체국을 이용하는 동백1·2·3동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동백우체국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단독 건물인 우체국 청사가 인도에서 바라보면 우체국 청사의 벽면을 사설학원 광고물이 뒤덮고 있어 이 건물이 우체국 청사인지 사설학원 건물인지 얼핏 보아 판단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면 금융 업무를 보러 온 시민, 보험 업무를 보러 온 시민, 우편 업무를 보러 온 시민, 택배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이 좁은 공간에서 뒤섞여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방역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우체국 당국자가 좁은 공간에서 일하는 공무원들과 동백우체국을 이용하는 동백1·2·3동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자본의 논리를 내세워 3만 2828명의 시민이 살고 있는 동백1동에서 지점을 철수하고 ATM기를 철거한 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의 행태를 행정기관인 우체국은 답습해서는 안 된다. 우체국 당국자는 동백우체국의 금융·보험과 우편·택배 업무의 공간을 분리하여 1층에서는 우편과 택배 업무를, 다른 층에서는 금융과 보험 업무를 취급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업무 공간을 더 확보하기 바란다.

 

그것이 어렵다면 과천우체국 본점 외에 우편 취급국을 4곳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과천우체국의 경우를 참고하여 동백우체국 외에 우편취급국을 동백1동과 동백3동에 각각 설치하여 우체국 업무를 분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동백우체국은 용인특례시의 위상에 걸맞게 행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