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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남사 한숲시티 5단지 노인회 ‘겹경사

미술반 회장 김화자 · 김옥희 작품
바람길 부채 대제전 최우수상 영예
추천작가 김옥희 우수작가상 수상

 

남사 한숲시티 5단지 경로당 실내 작품전 앞에서 좌로부터 김옥희, 사임당 방철자, 김화자씨.

 

 

김화자 회장

 

김화자씨 2023년 최우수 수상작

 

김옥희씨

 

김옥희씨 2023년 최우수 수상작

 

 

[용인신문] 경로당 크기 86평, 회원수 222명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와 최고 운영을 자랑하는 남사 한숲시티 5단지 노인회(회장 이박준)에 최근 큰 경사가 났다. 노인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5단지 노인회가 전국규모 미술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시키는 기염을 토해냈다. 미술반은 다른 경로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5단지만의 특색 프로그램이다.

 

미술반 회장인 김화자(80)씨와 김옥희(81)씨가 지난 3일 (사)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가 주최한 23' 제4회 바람길 부채 대제전에 출품해 나란히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추천작가인 김옥희씨는 우수작가상도 수상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2021년 오픈한 경로당 미술반을 통해 미술에 처음 입문한 인물들로 이미 수개월, 혹은 일년 남짓한 아주 짧은 기간에 공모전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실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주위를 놀래킨 바 있다. 현재 두 사람은 정식 작가 반열에 올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평소 미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하루 10시간 넘는 강행군도 불사했다. 경로당 프로그램은 두 시간이지만, 귀가 후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 삼매경에 빠져들어 다른 회원들과 달리 빠른 시일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특히 대회 출전은 엄청난 실력 향상을 불러왔다.

 

김화자 회장은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예술가다. 특히 중학교 1학년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평생을 피아노를 연주했을 뿐 붓을 든 것은 이곳에서 처음이었다. 뒤늦게 잡은 붓이었지만 예사롭지 않았다. 스승이 그녀의 타고난 미술적 재능을 첫눈에 알아봤다. 그녀는 입술이 부르트고 코피를 흘리면서 밤 12시까지 그림을 그렸다. 힘들었지만 희열을 느꼈다. 성취감과 만족감이 말할 수 없이 컸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임 한 김옥희씨는 학창시절 미술 성적이 수를 놓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늦은 나이었지만 미술에 대한 꿈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컸다. 입문 초창기에 너무 재밌어서 밤을 꼬박 새웠다. 입술이 부르트고 코피를 흘렸지만 너무 기뻤다. 수상은 환생하는 희열과 다시 우뚝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그림을 통해 자아를 되찾았고, 다시 탄생한 기쁨을 누렸다.

 

이들을 지도한 사임당 방철자 선생(추사체 초대작가, 미술작가협회 이사)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두 사람은 하루 10시간 넘는 강행군을 잘 이겨냈다. 총량에서 웬만한 미대 전공자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대회를 한번 겪을 때마다 실력이 크게 업그레이드 된다”며 이들의 성실과 뜨거운 열정, 그리고 실력을 칭찬했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한숲 5단지 경로당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이박준 노인회장은 공직자와 목회자를 거친 인물로 바둑과 화투로 시간을 때우는 경로당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회장은 경로당 관련 논문을 검토한 후 소도시의 복지관급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현재 태극권반, 서예, 미술, 탁구, 백세체조, 노래교실 등 파워있고 활력넘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실버봉사단, 여성자원봉사팀 등 동아리와 화요전체회원식사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태극권은 명지대 주최 용인시장배 경연대회에서 종합 2등을 수상했으며, 미술은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 공모전에 출품, 다수 수상했다.

 

이박준 노인회장은 “한숲시티 5단지 노인회는 전국 최고라는 자긍심이 크다.  회원수 규모에 비례한 시 지원금의 차등 지원이 시급하다. 강사도 여러명 파송을 원한다. 용인시는 회원수에 관계없이 1개 경로당에 1~2명 이하의 강사를 지원하기 때문에 우리 경로당은 대부분 재능기부 봉사자에 의존한다. 봉사자가 없는 종목은 자체 강사료를 지불하므로 재정 부담이 크다”며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육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