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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용인신문] 장애아와 함께한 20년 함께할 20년

발달장애인 공동체 (사)반딧불이

 

‘장애아이들의 디딤돌 20년의 길, 얘들아, 반딧불이 가자’ 출간
박인선 대표, 그동안 성과와 향후 풀어야 할 과제 촘촘히 기록

 

[용인신문] “장애로 인한 아이의 삶을 부모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남들이 누리는 소소한 일상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발달장애인 공동체인 (사)반딧불이 박인선 대표가 반딧불이 20주년을 맞아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걸어온’ 그간의 노력과 성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숱한 사연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등을 촘촘히 기록한 ‘장애아이들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 걸어온 20년의 길, 얘들아, 반딧불이 가자’를 펴냈다.

 

지난 2003년 반딧불이를 설립해 아이들의 예술적인 재능을 살려주고, 인식 개선에 주력해온 과정과 부모들의 피눈물, 단체 및 봉사자들의 열정과 노고, 자치단체의 협조,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프로그램 등이 빼곡하게 실려 있다.

 

등단 시인이기도 한 박 대표는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 인식부족, 제도적 과제, 시스템 부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도 밝히고 있다.

 

박 대표는 장애인의 부모가 되고부터 아이가 자랄수록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했고, 여장부가 되어야 했다며 지난날을 회고하고 있다.

 

아들이 8살 때, 용인에 특수학교가 없어 새벽 4시면 애를 깨워 왕복 4시간 걸리는 분당으로 보내야 했던 시절과,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뿌듯함도 잠시, 진로 때문에 또다시 막막함을 느껴야 했던 한 아이의 엄마이자 반딧불이 대표로서의 소회가 기록돼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아이들의 재능이 직업이 될 수 있게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고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가 용인에 설립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역사회의 이웃으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직장 다닐 수 있는 사람은 낮에 직장 다니고, 주간보호자가 필요한 사람은 주간 활동을 하고, 밤에는 주거까지 완벽하게 자립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박 대표는 자신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급증이 크다.

 

그녀는 “지역사회 서비스 구축망을 형성해 장애아들을 도와줄 보조인이 있어야 현재와 미래가 보장된다. 이런 대비가 없다면 부모 사후에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게 되는 것은 순간이다”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방관하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20살은 성인이고 홀로서기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고마운 많은 사람들 덕분에 20년을 걸어왔고, 앞으로 또 그렇게 걸어갈 것”이라며 “장애우란 말도 쓰지 않았으면 한다. 장애우, 장애인분이란 명칭이 배려가 아니라 또 하나의 편견이고 차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장애인이란 명칭조차 없는 나라를 꿈꾼다. 구분 짓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한 인간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만 있다면 모두 함께 하는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하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