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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3> 생과 사 '찰라의 순간'

동물도... 운전자도...

르뽀/ 갈수록 증가하는 ‘로드킬(Road Kill)

대책 없는 로드 킬… 제2차 피해 우려 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서 죽는 야생동물도 갈수록 증가
일반 지방 국도는 통계조차 없어…2차 피해도 마찬 가지

   
▲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 <용인신문 자료사진>

#용인 로드킬↑…정확한 통계 없어

용인지역도 야생동물들의 개체수가 갈수록 늘어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기사본지 935호3면>

그런데 야생동물들 중의 일부는 어둠의 사각지대에서 대책 없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한순간 도로 위에서 로드킬을 당할경우 상대적으로 일반 운전자들이 받는 충격과 피해 또한 적지 않다.

심지어 사람 생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제2차 피해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것. 용인시 역시 로드킬과 관련된 통계가 없다.

다만 로드킬에 대한 신고가 접수될 경우 동물사체를 치우는 수준이다. 고라니 같이 사체가 큰 동물들은 제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야간 운전자들에게 사고위험이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은 최근 기자가 직접 경험한 사례다.

지난 10월 29일 밤 9시 30분 경. 처인구 운학동~원삼면 구간 2차선 도로인 57번 지방도에서 반대 차선의 자동차들이 중앙선을 반 이상 넘어와 달려들었다. 어둠 속을 자세히 보니 반대편 차선 중앙에는 로드킬을 당한 동물 사체가 쓰러져 있었다.

기자는 동승자들과 차를 돌려 여유 공간에 세워놓고 차량들이 계속해서 중앙선을 넘어 우회하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다. 꽤 큰 고라니였기에 눈에 띄였지 조금만 작았어도 차량들이 밟고 넘어가기 좋은 위치였다.

고라니 사체를 자세히 보니 약간의 피를 흘렸을 뿐, 시간상 오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기자 역시 당황스러웠고, 어느 곳에 신고를 해야 되는지 조차 몰라 제2차 피해라도 막고자 우선 고라니 사체를 차선 밖으로 옮겨놓았다. 로드킬 사고 주변에는 가로등도 없었고, 자동차들도 시속 30~60km 이하 도로였지만, 기본 80km를 넘게 달리고 있었다.

사고 현장 부근에서는 가끔씩 도로위에 출몰한 고라니를 만나 브레이크를 밟고, 지나가기를 기다렸던 적
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한 달에도 서너 차례 이상 고라니를 비롯한 길고양이, 너구리 등이 로드킬로 혈흔을 남긴 채 형체가 사라져간다. 그리고 로드킬을 당한 대부분의동물 사체들은 행정당국에서 처리하기 전에 이미 짓밟히기 일쑤다.

이 같은 사례는 용인시 처인구 지역 같이임야와 인접해 있는 지방도와 국도에서 비일비재하다.

#도로공사, 로드킬 통계 해마다 급증

로드킬로 목숨을 잃는 동물들의 개체수도 다양하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발행한 ‘야생동물 서식실태조사 및 관리·자원화 연구방안’에 따르면 2011년 전국 야생동물 고정조사 구간에서 확인된 야생동
물 로드킬은 총 72종 1396종. 이 통계는 고정조사 구간에서만 집계했기 때문에 전국의 로드킬 건수에는 훨씬 못 미친다.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는 매년 고속도로에서 죽는 야생동물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야생동물이 2009년 1895마리, 2010년 2069마리, 2011년 2307마리 등 총 6271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종류별로 보면 △고라니 5223마리(82%) △너구리 722마리(11.3%) △멧토끼 154마리(2.4%) △삵 75마리(1.1%) △오소리 48마리(0.7%) △족제비 48마리(0.7%) △멧돼지 68마리(1.0%) △기타 23마리(0.3%) 등이다. 월별로는 5월 1311건(20.9%), 6월 1161건(18.6%)으로 전체39.5%를 차지했다.

그 이유는 5~6월이 고라니가 출산 후 이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야생동물의 로드킬 건수가 증가하는

원인은 천적이 없는 야생동물의 개체수 증가와 대형택지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되기 때문이란 분석이
다.

그만큼 먹이 경쟁에서 밀린 야생동물들이 도로나 민가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해매다 10% 이상 로드킬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태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의 생태통로는 고작 58개. 2013년에 새로 생길 생태통로도 1곳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태통로를 최소 2배 이상 늘려 야생동물들의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
러 고속도로와 지방 국도를 만들 때는 로드킬 피해보호 울타리나 야생동물 탈출 유도시설을 기본 설계로
넣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야만 로드킬로 인해 발생하는 2차 사고발생과 추가적인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

#로드킬 대처하는 운전자들의 자세 중요

야생동물의 활동 시간대는 밤 11시부터 새벽3시. 겨울철보다는 번식기인 봄철에 활동력이 왕성해 로드킬
도 더 자주 발생한다.

만약 운전중에 도로위의 동물들을 만날 경우엔 전조등을 꺼야 한다. 동물들이 자동차 불빛을 보면 5~7초 정도 눈이 보이지 않아 방향감각을 잃는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불빛이 밝은 쪽으로 뛴다.

따라서 잠시 전조등을 끄고 기다리면 원래 방향대로 움직인다. 그래도 안 움직일 경우엔 경음기를 울려 쫓아버려야 한다.

만약, 갑작스럽게 동물과 충돌을 할 경우엔 차량은 정지시키고 핸들은 그냥 두어야 한다. 좁은 산길에서
핸들을 급히 돌리거나 갑작스럽게 움직일 경우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 운행 중에는 야생동물보호구역 안내판을 꼭 확인하고 운전해야 한다. 최근 내비게이션에도 야생동물출현이 잦은 지역을 소개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다.

사고가 발생하면 전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 신고를하면 된다. 야간에는 각 시·군청 환경과나 당직실이
나 소방서로 연락하면 2차, 3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