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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류미월 시인 첫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시인의 명문. . . 사유의 산책




탁월한 시적 서정을 그려내고 있는 류미월 시인의 첫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가 북앤스토리에서 출간됐다.


수록된 글들은 시인이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쓴 산문들로, ‘농촌여성신문류미월의 달콤 쌉쌀한 인생코너에 연재했던 칼럼과 문예지에 실렸던 수필을 엄선한 것이다. 산문집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1몸통을 흔드는 꼬리’, 2여자이고 싶어요’, 3봄날 장터’, 4플라스틱머니 시대’, 5또 다른 선택’, 6연꽃을 만나고’, 7내 몸에는 매화나무가 산다에는 총 76편의 빼어난 산문들이 담겨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부에는 새로운 발상의 중요성과 그 과정들이 담겨 있다. 2부에는 여성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 가득하다. 3부에는 일상을 벗어난 시공간에서의 서정적 사유가 구현된다. 4부에는 현대성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식이 그려진다. 5부에는 삶에 대한 구도자적 자세와 치열함이 기록되어 있다. 6부에는 수많은 자연적 대상들의 전언이 담겨 있다. 7부에는 시인의 자의식과 안목이 포착한 세계가 형상화되고 있다.


류미월 시인의 첫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는 공간과 시간이라는 두 층위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공간적 측면에서는 인간과 농촌과 도시 그리고 심상지리(心象地理)에 대해 빛나는 통찰을 보여준다. 또한 시간적 측면에서 인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열린 사유를 구현한다.


궁극적으로 시인은 인간과 세계 그리고 대상과의 관계성에 대한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이를테면 예로부터 길을 나설 때는 호신용으로 검()을 허리에 차고 떠났다. 때와 장소에 따라 검은 사람을 살리는 활인검이 되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검이 되기도 했다. 고질병처럼 고쳐지지 않는 습관으로 독설과 비난, 아첨의 말은 상대방에게 해를 가하는 말()의 칼날을 가졌다. 이왕이면 덕담, 따뜻한 말로 주변 사람에게 이롭게 쓰일 칼날을 품어보면 어떨까”(1몸통을 흔드는 꼬리칼의 양면성’)라는 대목에서 인간의 길에 대한 시인의 제안을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은 작가는 늙지 않는다라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 마음의 뜨락에 피어나는 꽃들을 활짝 피우기 위해 적당한 햇빛과 바람과 물을 주며 나의 글밭을 가꿔보렵니다. 한 줄의 글을 읽으며 누군가와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며 희망과 용기를 갖는 글이길 소망합니다.” 시인의 이러한 바람대로 독자는 산문의 향연에 기꺼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독자는 시인의 명문을 만나게 되고, 사유의 산책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