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실학의 태두인 반계 유형원의 실학사상을 다루는 학술대회가 지난달 24일 유형원의 묘가 있는 백암면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용인학연구소가 주최하고 반계유형원 실학사상연구소와 백암반계숭모회가 주관했다.
백암면사무소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정구복 반계실학사상연구소 소장은 ‘반계 유형원의 실학정신과 그 교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진정으로 반계를 계승하는 길은 그의 사상에 대한 조명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의 삶에 어떤 점을 계승해야 하는 지를 살피는 것”이라며 “농촌 발전의 과제는 우리나라 전체의 심각한 문제로서 내년 헌법 개정에 ‘농업이 기간 산업으로 국가에서 육성 보호되어야 한다’는 조문을 넣는 운동을 벌리는 것”이 바로 올바른 현대적 계승이라고 했다.
정 소장은 이어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백암의 농업혁명, 농촌혁명이 성공해 전국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계 유형원과 근기실학’에 대해 발표한 정성희 실학박물관 책임학예사는 “유형원이 살았던 시기는 임진왜란에 이어 병자호란까지 큰 전란이 발발하고 조선 건국 후 누적돼온 모순이 극대화되는 시점으로 삼정의 문란이 농민들을 파괴해 노비나 도적으로 전락시키는 시기였다”며 “유형원은 조선 사회의 폐단을 바로 잡고자 노력한 개혁가”라고 했다. 정 소장은 이어 “조선 후기 국가 개혁안의 교과서라고 평가받는 반계수록으로 대표되는 개혁사상이 영조 대에 인정받아 국정 개혁의 지표가 됐으며, 위당 정인보는 조선 후기 실학의 계보에서 반계가 실학을 개창한 인물이고, 성호 이익은 체계화 했으며, 다산 정약용은 집대성한 인물로서 반계 성호 다산은 조선후기 실학의 주축으로 인정됐다”며 “이들은 직접적 사승 관계는 아니지만 학문적 전승을 통해 실학의 중심적인 학통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세 사람은 남인 출신으로 근기 지역과 연고가 있는 인물로서 근기 남인 학인을 중심으로 성립한 근기 실학이 조선 후기 실학을 대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형원이 반계수록을 저술한 ‘부안지역의 반계 유형원 유적과 선양활동’에 대해 발표한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반계수록을 편찬한 부안과 반계묘역이 있는 용인이 연계해 반계선양사업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황규열 백암반계숭모회장은 환영사에서 “반계숭모회는 반계의 실학정신을 계승 실천해 부농의 꿈을 실현하고 농민문화를 승화 발전시키려는 농민단체로서 이번 학술대회가 농촌공동체 발전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