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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효(孝)-1

사라져 가는 효자들
당신의 부모는 안녕하십니까?



권위주의시대에서 자유주의 시대로 바뀌고, 농경사회에서 과학문명이 발달한 산업시대로 바뀌고,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는 등 급격한 사회 변화와 함께 우리는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그 가운데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효도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 이는 단지 가정에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효와 사랑과 질서를 상실하면서 사회적 폭력과 우울증, 패륜 등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인성 상실의 시대, 물질만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용인신문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내가 생각하는 효, 내가 실천하는 효, 효에 얽힌 추억, 설화, 장유유서의 미덕 등 우리 사회를 좀 더 정 넘치게 할 수 있는 경험담과 일화 등을 발굴 연재함으로써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인성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 신 삼강행실도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1. 프롤로그

 

효가 단절돼 간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지난 20일에도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존속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존속범죄가 2배 이상 증가했고, 존속살인범인은 266건으로 조사됐다.


물질만능주의 시대,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가 되면서 패륜, 폭력, 자살 등 사회 병리적 현상이 늘고 있다.


한 자녀 시대, 핵가족 시대, 일인가구 시대가 되면서 가속화 되고 있는 효의 상실. 아울러 노인을 공경하는 장유유서 문화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천륜의 사랑과 공경, 미풍양속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 과거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효는 문제가 있지만 현대에 맞게 새롭게 효 문화를 실천해야 한다.


효는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일방적 행위가 아니라 부모도 자녀를 사랑하는 쌍방의 실천이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무한한 자애와 부모를 향한 자녀의 공경심이 어우러져 효 문화가 성립된다. 부모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화한 것은 없다. 오히려 과거에는 부모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자녀중심이다. 그러나 자녀의 효는 달라지고 있다. 우리 부모세대만 해도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그러나 요즘은 늙은 부모를 구박하고 소외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폭행과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2017년 보건복지부 노인학대 현황보고에 따르면 신고건수 13309건 중 4622건 학대판정 받았다.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아들, 배우자, 요양기관 종사자, 딸 등에 의해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 노인의 정서적, 신체적 의존성, 건강악화 등에 의해 스트레스와 분노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핵가족화, 일인가족화가 가속화 되면서 부모의 효를 배워야 할 자녀들은 효를 배울 기회가 없다. 고령화 사회에 넘쳐나는 노인. 조선시대에는 부모의 장수가 효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각 가정에서 나이만 먹은 쓸모없는 인간으로 낙인찍혀 불만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나이와 무관하게 능력과 건강만 보고 인정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무리 능력이 많아도 늙으면 소용없다. 또 돈이 없으면 무시당한다.


아프면 요양원에 보내지고, 독거노인이 늘고, 고독사도 증가한다. 노인 우울증, 노인 자살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아침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부모님 말씀을 받들고, 봉양하는 데 게으르지 않았다. 시대가 바뀌고 삶의 방식이 바뀐 오늘날, 과거 조상들이 실천했던 효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현대적 계승 방법을 찾아 가장 아름다운 우리의 효 문화를 살려내는 것이 시급하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스스로 소외된 삶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닌텐독스 연애, 살코기 세대를 자처하는 이들이 미래 시대를 어찌 살아갈지 궁금하다. 최근, 죽음을 앞두고 혼자 주변을 정리한 후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 일본처럼 우리도 그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축복 속에 태어나 왕따를 경험하고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채 일인가구로 살다가 혼자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애완견을 키우는 등 대체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고독한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며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노력을 시작해보자.

<용인신문 - 박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