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맹가돈소孟軻敦素라는 말이 있다. 맹가는 바름을 길렀다는 말인데 당나라 이한이 쓴 몽구에는 돈敦을 양養으로 쓰고 있다. 돈敦을 양養으로 쓴 이유는 아마도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과서이기에 돈敦자에 대한 설명이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지 않아서 였으리라. 돈敦은 누릴향享과 회초리로 친다는 둥글월문攵으로 이루어진 형성자인데 학문적 해석이 아닌 향리의 주에 따르면 ‘누리려면享+회초리攵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와 또 하나는 ‘백성을 치리할 때 때려서 다스린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때려서라도 가르칠 만한 위치에 있는 스승은 누구이며 맞아가면서도 따를 수 있는 지도자는 또 누구란 말인가. 이 문구에 대한 천자문 85문장의 댓구가 그 답을 준다. 곧 사어병직史魚秉直이다. 이는 논어 위령공편이 출전으로 곧도다, 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더니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구나. 논어는 누구를 칭찬하는 일에서는 극히 이례적임에도 사어에 대해서 만큼은 후하다. 사어는 죽음으로까지 간했던 시간尸諫이다. 사어는 대부로 춘추시대 위衛나라 영공靈公을 섬기면서 현자 거백옥遽伯玉을 추천했으나 임금은 왕王의 남자男子로 알려진 간신배 미소년美少年 미자하彌子瑕
[용인신문] “What is the cost of lies?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로 위험한 건 거짓을 계속 듣다 보면 진실을 보는 눈을 완전히 잃는다는 거죠.” 영화 ‘체르노빌’ 에 나오는 첫 장면 대사다. 새해 벽두부터 무거운 화두를 꺼내 본다. 1986년 4월 26일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은 책임자의 어이없는 지시로 인한 사고였다. 하지만 소련 정부와 권력층은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했고, 결국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인류 최악의 인재로 기록됐다. 소련 붕괴의 원인을 체르노빌 사건 때문으로 보는 이가 있을 만큼 그 파장은 매우 컸다. 체르노빌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1~4호기까지 있다. 이 중 4호기 원자로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국토의 20%가 방사능에 오염됐고, 발전소에서 30km 이내는 거주 금지지구로 지정되어 인구 5만 명이 살던 프리퍄티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 사고 당시 소련이 발표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3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방사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 2000여 명이었고, 500만 명이 피폭되었다. 그런데도 소련 정부는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도시를 봉쇄하
[용인신문] 용인시 백암면 소재에 있는 예아리박물관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사업을 4년 동안 시행해왔다. 2017년도에는 어울림이라는 주제로 지역연계 중심, 농촌특산물을 체험활동을 통해 백암지역 마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를 토대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참여 기획을 만들어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기획전시 및 교육을 통해 서로 협업하는 체계를 만들어 지역 마을을 활성화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2020년에는 지역 특성상 문화예술에 소외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기획전시(주제-예아리에서 정조를 만나다) 토우(土偶) 미니어쳐 국장행렬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시각적 요소, 그리고 클래식 공연의 청각적 요소를 결합한 하나의 축제를 만들어 운영하였다. 문화 융복합 사업을 구상한 2020년도에는 용인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섭외해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였다. 코로나 사태로 운영 일정변경, 사업량, 사업내용의 변경 등 난제가 있었으나 잘 마무리가 되었다. 이렇게 예아리박물관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문화적 갈증 해소를 위해 노력했지만 전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2020년 봄부터 급격한
[용인신문] 2021년은 신축년 소의 해다. 소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우직한 동물이다. 소의 기운처럼 풍요로움과 평화가 가득한 새해를 기대한다. 하루 빨리 멈춤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소처럼 부지런히 새로운 세상을 일궜으면 좋겠다. 이제 코로나 19도 썩 물러가고, 모든 일상이 그 옛날의 어느 평범했던 날처럼 다가오길 기원한다.
[용인신문] ‘힘들다’ ‘무섭다’ ‘망하다’ ‘답답하다’ ‘싫다’ ‘불안하다’ ‘지친다’ ‘슬프다’. 인공지능·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인터넷 게시물 42억 25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감정이 실린 단어 빈도수에서 상위에 오른 단어들이다.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해 빅데이터도 지난해 우리 사회가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앓았다는 것을 확연히 알려주고 있다. 그랬다. 지난해 우리 대부분은 힘들고 답답하고 불안했다. 나 자신 또한 불안하고 지쳐 스스로 망가져 갔음을 실감하며 반성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별 것 아닌 것에 버럭 화부터 났다. 참지 못하고 남에게 공격적으로 나갔을 때 ‘내 자신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라는 자괴감에 몇 날 며칠을 앓은 적도 있다. 지난 가을로 접어들 무렵 그런 자괴심, 스트레스가 하도 심해 급기야 대학병원 응급실에가 맹장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스트레스가 그동안 멀쩡했던 충수돌기에 염증을 일으켜 터져버렸던 것이다. 남들은 다 무료로 받는 코로나 검사를 입원하기 위해 돈 주고 받았다는 사실에 수술을 하고 나서도 배가 더 아팠다.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에 속상해하며 자꾸자꾸 마음을
신축은 긴축하며 자연과 시대의 섭리를 배우는 소중한 시기 새해는 성실하게 거짓 거품을 없애고 튼실한 종자 골라내야 [용인신문] 사주명리는 시간과 계절의 이야기다. 씨앗을 예로 들면, 계절에 따라 그것을 심을 때와 기를 때, 추수할 때와 저장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게 해주며, 그때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명리에는 연월일시(年月日時)에 따른 시간의 이름만 있지만, 그것만 들어도, 일어날 때와 밥 먹을 때, 일할 때와 일을 그만하고 집에 들어가 쉬고 자야 할 때까지 다 알 수 있다. 새해 2021년은 신축년이다. 신축(辛丑)은 시간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것은 축(丑)의 시간에 신(辛)의 일이 발생하거나 하면 좋다는 뜻을 포함한다. 조금 더 쉽고 황당하게 말하면 흰 소가 되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60년 전인 1961년은 신축년이었다. 그해엔 어린이를 보호하자는 아동복지법이 새로이 제정 공포되었고, 5.16 군사정변이 일어났다. 그리고 120년 전인 1901년 신축년에는 미국 25대 대통령이 피살되었고, 180년 전인 1841년 신축년에도 미국 9대 대통령이 갑자기 폐렴으로 사망해서 부통령이 대권을 이어가게 된다. 그렇듯 신축년에 발생한 역사적
[용인신문] 지난 12월 8일, 필자는 ‘오룡역사TV’를 통해 설민석을 직격했다. 자꾸 선을 넘지 말라는 요구였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의 격동의 현대사 편에서 ‘5·16 군사정변’을 ‘5·16 군사혁명’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0여일이 지나서 설민석은 여러 논란의 중심 인물이 됐다. 이 모든 사태는 설민석의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지만 있었던 그의 과욕이 부른 참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설민석의 한계는 엄청난 과거의 내용들에 대한 학문적 고찰이 부족했다. 역사 전문가를 표방했다면 사실과 해석, 사실과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어야 했다. 끝없는 사실의 바다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만, 오직 그런 것만을 추출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것은 방송 미디어의 얄팍한 상술, 자본의 속성을 따라야 하는 시청률의 탓일 수도 있다. “쌤, 신축년에는 뜰거 같아요?” “설민석 보다 오룡쌤!” 며칠 전에 몇몇 지인들에게 받은 카톡이다. 단언컨대 오룡은 ‘역사의 예능화’에서 결이 많이 빗나가 있는 사람이다. ‘역사의 소매상’ 까지는 어찌어찌 할 수 있겠으나 예능 맞춤형 내러티브를 쫓기엔 역부족이다. 순간의 기분은 우쭐(?)했으나 웃을 수는
그래! 이 맛이야… 맛있는 빵 가득 [용인신문] 2021년 새해 첫 용인 맛집, 멋집은 보정동에 위치한 ‘마오’라고 불리는 맛있는 빵들이 가득한 ‘마더스오븐’입니다. 위치는 보정동 주민센터 근처 아이파크 아파트 바로 앞 상가 1층. 주차는 건물 지하 1층에 가능한데 지하 1층까지 구수한 빵 냄새가 미각을 자극하더라구요. 자그마한 매장에서는 빵 구매만 가능한데, 빵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빵 냄새가 차 안에 가득해 참기 힘들어 수지구청 앞 ‘디어필립’처럼 테이블 한두 개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게트가 먹고 싶어도 참다가 서울 갈일 있을 때 한남동 ‘오월의 종’ 바게트만 구입해 먹었었는데,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바로 먹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겉바속촉의 정석 바게트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살짝 구워 버터와 함께 먹으면 최고입니다. ‘디어 필립’의 올리브 치아바타를 가장 애정하는데 스타일이 다른 ‘마더스 오븐’의 치아바타도 감탄하며 먹었네요. 간단한 재료로 만든 치아바타 샌드위치 또한 바질, 씨겨자, 치즈 등 조합이 훌륭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겹겹이 바삭함이 예술인 크루아상은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1, 2위를 다투던 ‘오봉베르’와 ‘테라로사’ 보다
폭풍우 김지녀 혀의 근육처럼 구물거리면서 솟구쳐 올라 집어삼킬 듯 쫓아왔다 배와 배가 뒤엉키고 혀와 혀가 뒤엉키고 새와 고양이 울음이 들리지 않았다 벚나무 가지가 찢어졌다 혀의 돌기가 곤두선 날이었지만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한 식탁이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떠난 자리는 배 위에서 흔들리는 기분 어느 배가 가라앉는 건지 모르겠다 어느 혀가 나의 것인지 물밑의 눈알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갸웃했다 김지녀는 1978년 생이다. 2007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에 앞서 『시소의 감정』과 『양들의 사회학』이라는 두 권의 시집이 있고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는 그녀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는 현실에 사려 깊은 눈길을 주면서, 현실의 이면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파헤쳐 형상화 하고 있다. 「폭풍우」는 운우지정을 폭풍우에 비견해서 노래한 시로 읽힌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이 부산이어서 실제로 폭풍우 속에서 배와 배가 뒤엉키는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니까 폭풍우와 운우지정이 서로의 은유로 작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폭풍우와 운우지정이라는 두 원관념을 병치시킨 구조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의 격렬한 행위로 읽는
[용인신문]
[용인신문] 미국의 생태학자 앤드루 돕슨(Dobson, Andrew)은 『녹색정치사상(Green Political Thought, 1990년』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로서 생태주의의 특성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중요성과 ‘성장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사람중심주의(anthropocentrism)를 벗어나, 인간이 아닌 자연생명 세계에 대한 윤리적 관심에 있다면서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 및 정치 패러다임(paradigm)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의 환경생태에 대한 녹색적 관심(green concern)은 시골 주택의 보존이나 동물의 구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생활 등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녹색정치(Green Politics)로 집약된다. 인간의 의식과 사회구조 및 경제, 정치, 생활 등 모든 것의 재구성은 문명적 변화와 후기산업사회의 변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팬데믹(pandemic)이라는 터널에 우리가 갇히게 된 것은 사람중심주의(anthropocentrism)에서 비롯된 사람의 교만과 이에 따른 생태위기(ecological crisis)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용인신문] 공자의 역작 춘추의 위대한 점은 역사를 보는 안목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사물을 보는 이치이며 곧 사리事理에 대한 예禮다. 예는 범부에게 있어서는 도덕人 지향을 위한 수신교과의 출발이지만 치자治者에게는 역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송구지신悚懼之身의 첫 행보인셈이다. 범부의 예는 국충가선린고國忠家誠隣顧로 나라에 충성하고, 가정에 성실하며 이웃에 선함으로 돌아봄이다. 그러나 치자의 예는 강국부민구휼强國富民救恤로 나라를 강하게 하고 국민을 부하게 하며 어려운 때를 만나면 백성구제에 있다. 특히 목민관에 있어서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정책을 통한 거시적으로 드러나야 하며 눈앞의 인기에 영합하여 일희일비가 없어야 함은 고금불변의 원칙이다. 물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복지부동과 명철보신하는 자가 어찌 없겠는가마는 그럼에도 목민관 만큼은 그래서는 안된다. 민주공화 정치의 시대에 목민관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꼰대 발상이라며 이맛살을 찌푸리는 이도 있겠지만 사람살이는 예나 지금이나 부자라고 해서 신발 두 켤레 껴 신고 다니는 거 아니고, 잘났다해서 숟가락 두 개 들고 밥먹는 거 아니듯이 크게 바뀐게 없다는 점에서 국민이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