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학교 다닐 때는 길게 이야기 나눠본 적 없던 선생님이 차를 태워 주셨다. 저녁을 같이 먹게 되었는데 이 대화가 정말 흥미롭고 재밌었다. 선생님은 그사이 6권의 책을 쓰셨고, 주 5일 새벽수영을 하고 첼로를 켜며 살고 계셨다. “내가 있을 장소를 많이 만들어 둘수록 삶이 다채로워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 곳에서만 자신을 표현하기엔 우린 다양한 모습을 가졌으니까. 뭐든 한 사람, 한 공간을 통해서만 나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 친구랑은 그림 이야기를 할 때 재밌어. 저 친구랑은 경제·돈이야기 할 때 말이 통해. 돈은 이걸로 벌고 저걸로 쓰자! 등등…. 무엇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날 때 가장 기쁘긴 하지만.
용인신문 | 나 학교 다닐 적, 우리학교에는 멋진 시인 교장선생님이 있었다. 오래전에 못들었던 시창작수업을 늦게 들었다. “너는 신념이 뭐냐” 물으셨다. ‘그런 게 있나..?’ 싶다가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일부러 하지는 않는 거. 행동을 하다가 해를 끼칠수는 있어도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너는 ‘선을 행하겠다’는 마음. 쟤는 뭘 하든 그걸 가지고 있으면 되는거야. 어떤 일을 하든 그런 나만의 마음이 먼저라고 하셨다. 그 걸 가지고 문서를 작성하든, 카페를 하든 하는 것이라고. “오늘 겪은 일들 속에서 행복을 찾고 내일 겪을 일들 사이에서 행복을 찾고 밥벌이를 하면서 생긴 일 속에서 행복을 찾는 거야. 대단한 거 없다. 멀리 두고 한 번씩 ‘나 이걸 왜 했지?’ 되물어보면 되는 거지. 그렇게 불안에 잠식되지 않고 계속 가는 거지.” 이상이라는 게 명확한 무엇이 아니라 가끔씩 꺼내 보면 되는 무언가라고.
용인신문 | 나 학교 다닐 적, 우리 학교에는 멋진 시인 교장 선생님이 있었다. 오래 전에 못들었던 시창작 수업을 늦게 들었다. “너는 신념이 뭐냐” 물으셨다. ‘그런 게 있나…?’ 싶다가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일부러 하지는 않는 거. 행동을 하다가 해를 끼칠 수는 있어도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너는 ‘선을 행하겠다’는 마음. 쟤는 뭘 하든 그걸 가지고 있으면 되는거야. 어떤 일을 하든 그런 나만의 마음이 먼저라고 하셨다. 그 걸 가지고 문서를 작성하든, 카페를 하든 하는 것이라고. “오늘 겪은 일들 속에서 행복을 찾고, 내일 겪을 일들 사이에서 행복을 찾고, 밥벌이를 하면서 생긴 일 속에서 행복을 찾는 거야. 대단한 거 없다. 멀리 두고 한 번씩 ‘나 이걸 왜 했지?’ 되물어보면 되는거지. 그렇게 불안에 잠식되지 않고 계속 가는 거지.” 이상이라는 게 명확한 무엇이 아니라 가끔씩 꺼내보면 되는 무언가라고.
용인신문 | 여름엔 물놀이를 할 기회를 자주 만들고 물로 맘껏 뛰어든다. 한낮의 맥주는 여름엔 더 맛있지. 살이 에일듯한 새벽의 피서. 끝이 나지 않는 애프터애프터애프터파티. 새로운 이들과의 만남. 통기타와 여름밤 그리고 별과 모기 잔뜩. 더위에 못 견딜 때가 되면 카페로 피난. 여름이 싫었는데. 언젠가부터 매 계절을 조금씩 더 좋아하게 되었다. 모든 물의 종착지는 바다야. 흐르고 흘러 바다가 되자 우리.
용인신문 | 필리핀 보홀에 다녀왔다. 보홀은 코로나 이후로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휴양지로,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다거북이다. 거북이는 땅 위에서는 느림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바닷속에서 본 거북은 날아다니듯 빨랐다. 쫓아 가보려고 해도 너무 빨라서 쫓아갈 수가 없었다. 어찌나 유연하게 헤엄쳐 가는지, 한참을 쳐다봤다. 현지 가이드님들이 저기! 거북이! 하면 나는 보이지 않다가 10초 정도 있으면 보이곤 했다. 어떻게 보는거지? 자신의 길을 아는 듯이 깊은 곳에도, 먼 곳에도 헤엄쳐 가는 거북이를 보면서 나에게 맞는 환경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땅에서는 느릴지언정, 바다에서는 빠른 거북이.
용인신문 | 얼마 전에 마공을 만나서는 늦은 생일편지라며 건네준 편지를 읽고 눈물이 찔끔 났다. 나는 햇살 가득한 선유도 공원에 누워 있었다. 오랜만의 나들이였다. 이제야 여유가 났다. 깔고 앉은 사롱이 점점 촉촉해졌다. 엉덩이도 덩달아 촉촉해져 와서 우리는 옷을 한 겹 더 깔고 앉았다. 나 요새 허리가 아파. 그래서 밖에 오래 있기가 어려워 중간중간 쉼이 필요해. 네 명 이상의 사람 힘들어. 마공이 숨을 쉬는 법을 알려줬다. 호흡하는 그것만으로도 뭔가를 하는 거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시간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