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농사일이 한창이던 음력 7월, 잠시 호미와 낫을 내려놓은 농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눴다. 농악을 울리고 씨름판을 벌이며 한 해 농사의 고단함을 달래던 날, 바로 ‘백중’이다. 한때 전국 최대 규모의 우시장과 쌀 거래로 이름을 날렸던 용인 백암에서 그 옛 농촌 공동체의 풍경이 다시 펼쳐진다. 용인특례시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처인구 백암면 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제11회 백암 백중문화제’를 개최한다. 품바 경연대회와 백암농요, 판굿, 주민자치 공연, 청소년예술제, 국악·가요 공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백암 일대가 사흘간 전통문화 축제장으로 변신한다. 농사 잠시 멈추던 ‘백중’…백암에서 축제로 살아나다 백중은 농번기였던 음력 7월 15일 무렵 농민들이 잠시 일손을 내려놓고 쉬며 음식을 나누고 놀이를 즐기던 전통 세시풍속이다. 단순한 휴일을 넘어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수고를 위로하고 공동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날이었다. 특히 백암에서는 5일장을 중심으로 백중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소와 쌀이 모였던 백암장은 한때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장터로 꼽혔고, 백중날이면 주민들이 농악과 씨름 등 민속
용인신문 | 추석을 앞두고 용인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전해진다. 설 명절에 이어 추석에도 나눔이 이어지면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돕는 ‘동행’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용인특례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용인시협의회가 지난 10일 지역 내 북한이탈주민을 돕기 위한 성금 4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성금은 민주평통 용인시협의회와 추상구 회장이 각각 200만원씩 마련했다. 추석 앞두고 37명에게 ‘작지만 든든한 응원’ 이번 성금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용인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37명에게 전달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34명에게는 1인당 10만원씩, 대학입시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 3명에게는 1인당 20만원씩 지원된다. 지원 규모만 놓고 보면 큰 금액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명절을 앞두고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저소득 가정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청소년에게는 지역사회가 자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에게 명절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새로운 지역사회에 정착한 이들에게 명절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시기
용인신문 | 멀리 동티모르에서 온 청소년들이 2년 연속 용인특례시의회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낯선 지방의회 본회의장과 회의실을 둘러보며 한국의 지방자치를 배웠다면, 올해는 의원들과 마주 앉아 서로의 학교생활과 문화, 교육과 복지에 대한 생각을 직접 주고받았다. 한 번의 견학으로 끝날 수 있었던 만남이 ‘미래세대 교류’라는 이름의 두 번째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용인특례시의회는 지난 10일 동티모르 성 베드로·성 바오로 가톨릭학교 학생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문화·교육·복지 분야의 경험을 나누는 교류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장정순 의장을 비롯해 황재욱 문화복지위원장과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해 학생들을 맞았다. ‘한 번의 초청’이 2년째 인연으로 용인과 동티모르 청소년들의 인연은 지난해 시작됐다. 김희영 윤리특별위원장이 동티모르 학생들을 용인특례시의회로 초청하면서다. 당시 학생들은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실 등 의회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한국의 지방자치제도와 시의원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에게는 한국의 지방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 만남은 한 단계 더 깊어졌다. 의회를
용인신문 | 용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는 어디일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기흥구일 것 같지만 숫자를 펼쳐보면 예상과 다르다. 용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처인구 중앙동이다. 외국인 인구만 1953명이다. 뒤를 이어 모현읍 1823명, 이동읍 1703명, 기흥구 구갈동 1318명, 남사읍 1176명 순이다. ‘반도체 도시 용인’의 국제화가 대규모 아파트가 밀집한 수지·기흥의 신도시가 아니라 처인구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10명 중 6명은 처인구에 산다 용인시가 공개한 2026년 8월 말 인구 통계를 보면 용인의 등록외국인은 2만864명이다. 전체 인구 111만2301명의 약 1.9%다. 이 가운데 처인구에만 1만2252명이 살고 있다. 용인 전체 등록외국인의 58.7%, 사실상 10명 가운데 6명이 처인구 주민이다. 기흥구는 5620명, 수지구는 2992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읍·면·동 단위로 내려가면 차이는 더 선명하다. 중앙동이 1953명으로 가장 많았고 모현읍 1823명, 이동읍 1703명, 구갈동 1318명, 남사읍 1176명, 서농동 1089명, 백암면 1010명 순이었다. 포
용인신문 | 갑자기 한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졌다. 혹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과 식은땀이 시작됐다.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되는 순간이다. 이때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병원이 유명한가’가 아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막힌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실제로 뚫을 수 있는 병원까지 얼마나 빨리 도착할 수 있느냐다. 인구 110만 명을 넘어선 용인은 수지구의 도시지역에서 처인구 백암·원삼·남사 등 넓은 농촌지역까지 한 도시 안에 포함돼 있다. 같은 ‘용인시민’이라도 심뇌혈관 응급질환이 발생한 장소에 따라 치료 가능한 병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뇌경색 혈전용해제 ‘4시간30분’…그러나 빠를수록 좋다 뇌졸중 가운데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대표적인 시간 싸움이다. 질병관리청은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는 치료시간을 증상 발생 후 최대 4시간30분으로 설명한다. 큰 뇌혈관이 막힌 환자는 카테터를 넣어 혈전을 직접 꺼내는 ‘혈전제거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일부 환자는 영상검사를 통해 더 늦은 시간에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기본 원칙은 같다. 뇌혈관이 막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살릴 수 있는 뇌 조직이 줄어든다
용인신문 | 임신은 됐는데 자꾸 멈춘다. 염색체 검사와 자궁 검사, 혈액검사까지 받아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원인불명 반복유산’ 여성들의 자궁 안에서는 임신이 착상되는 바로 그 시기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을까. 최근 연구에서 하나의 새로운 단서가 나왔다. 반복유산 여성의 자궁내막을 직접 들여다봤더니 착상기에 지방산을 만들고 사용하고 저장하는 대사 과정이 일반 여성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2026년 국제학술지 ‘생식생물의학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RBMO)’에 발표된 프랑스 앙제대학·앙제대학병원 연구팀의 연구다. 연구진은 보조생식술을 받는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자궁내막의 대사체를 비교했다. 원인불명 반복유산 여성 19명, 반복착상실패 여성 41명, 남성요인 난임으로 치료받는 가임력 대조군 20명이 참여했다. 배란 5~9일 뒤, 바로 ‘착상창’에 자궁내막 떼어봤다 이번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한 혈액검사가 아니라 배아가 자궁에 착상할 시기의 자궁내막 조직을 직접 분석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배란 후 5~9일, 이른바 ‘착상창(window of implantation)’ 시기에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앞두고 뭘 먹어야 하나요?” 인터넷에는 파인애플부터 석류, 두유, 추어탕, 전복까지 ‘난임에 좋다’는 음식이 넘쳐난다. 하지만 특정 음식을 며칠 먹는 것이 아니라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기 두 달 전부터 식생활 자체를 바꾸면 난자 수정과 배아 발달에도 변화가 생길까. 최근 국제학술지 ‘생식생의학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RBMO)’ 2026년 9월호에 실린 무작위대조시험(RCT)이 이 질문에 흥미로운 답을 내놨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난임 여성 1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60일간 식단을 달리했더니 수정률과 배아 형성률, 좋은 등급의 배아 비율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시험관 시작 두 달 전, 90명씩 나눠 식단 바꿨다 연구진은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이란 이스파한의 난임센터에서 IVF를 받는 18~42세 여성 180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90명씩 두 그룹에 배정됐다. 한쪽에는 이른바 ‘임신 친화 식단(pro-fertility diet)’을 따르도록 하고 매일 오메가3 1000mg, 비타민D 1000IU, 엽산 1mg, 비타민B12 500㎍을 함
용인신문 | “난자채취가 끝났는데 다음 생리 때 바로 배아이식을 해도 될까요. 아니면 자궁을 한 달 정도 쉬게 하는 게 좋을까요.”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받는 환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난자채취를 위해 여러 날 동안 과배란 주사를 맞고 채취까지 마친 뒤 동결배아가 남아 있다면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다음 생리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동결배아이식(FET)을 준비하거나, 한 주기를 건너뛴 뒤 이식하는 것이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과배란을 했으니 자궁과 몸을 한 달 정도 쉬게 하는 것이 착상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대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바로 이식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환자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실제 임신과 출산 결과는 어느 쪽이 더 좋을까. 2026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RCT)이 이 질문을 정면으로 비교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달 쉬어야 무조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반대로 ‘바로 이식해도 결과가 똑같다’고 입증하는 데도 실패했다. 난자채취 직후 이식할까, 한 주기 건너뛸까 덴마크 코펜하겐대병원 릭스호스피탈렛 등을 포함한
용인신문 | 냉동배아이식을 앞두고 병원에서 “배아를 오전에 해동하고 오후에 이식하겠습니다”라는 설명을 들으면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냉동돼 있던 배아를 녹였다면 가능한 한 빨리 자궁에 넣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닐까. 해동한 뒤 배양실에서 두세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배아가 약해지는 것은 아닐까. 환자에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이 ‘배양실 안의 몇 시간’을 실제 임신 결과와 비교한 연구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통상적인 진료 범위에서는 배반포를 해동한 뒤 이식까지 걸리는 시간 차이가 임신 가능성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배아는 녹인 뒤 곧바로 자궁에 넣는 게 아니다 냉동배아이식에 사용하는 배반포는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됐다가 이식 당일 ‘워밍(warming)’ 과정을 거친다. 흔히 환자들은 이를 ‘배아를 녹인다’고 표현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해동이 끝난 배아를 곧바로 자궁에 넣는 병원도 있지만 일정 시간 배양액 속에서 회복시키고 상태를 관찰한 뒤 이식하는 곳도 있다. 병원의 배양실 운영 방식이나 이식 일정에 따라 이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어떤 환자는 오전에 배아를 해동해 한두 시간 뒤 이식하고, 어떤 환자는 오전에 해동한 뒤 오후
용인신문 | “배아가 해동은 잘 됐고 다시 부풀고 있습니다.” 동결배아이식을 앞둔 난임 환자라면 배양실이나 의료진으로부터 한 번쯤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반대로 “배아가 아직 덜 부풀었다”는 설명을 들으면 걱정이 앞선다. 냉동배아를 녹였는데 왜 배아가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커지는 것일까. 그리고 이식 직전 배아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실제 임신 가능성과 관계가 있을까. 최근 연구에서는 냉동했던 배반포를 해동한 뒤 이식 시점까지 배반포강이 다시 팽창했는지가 임상임신율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재팽창하지 않은 배아에서도 실제 임신이 확인됐다며, 이를 배아의 성공 여부를 단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냉동할 때 배아는 왜 ‘쪼그라들까’ 5일이나 6일까지 배양된 배반포의 모습을 보면 가운데 커다란 공간이 있다. 이를 ‘배반포강(blastocoele)’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배아 안에 물이 차면서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배반포가 성장할수록 이 공간에는 액체가 차고 배아 전체가 풍선처럼 팽창한다. 그 바깥에는 장차 태반을 만드는 영양막세포가 자리하고, 한쪽에는 태아로 발달하게 될 내부세포덩어리가 모여 있다. 하지만 배아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앞둔 부부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일반 시험관수정(IVF)과 미세수정(ICSI) 가운데 어느 방법이 더 좋은 배아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자 한 마리를 골라 난자 안에 직접 넣는 ICSI가 더 정밀한 기술처럼 보이기 때문에, 정자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아도 “미세수정을 하면 배아가 더 잘 자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수정된 배아 12만5570개의 초기 발달 과정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ICSI로 만들어진 배아에서 일반 IVF 배아보다 초기 ‘비정상 분열(abnormal cleavage)’이 더 자주 관찰된 것이다. 수정 성공보다 중요한 ‘그 다음 단계’ 중국 충칭의과대학 여성아동병원과 충칭여성아동보건센터 연구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행된 2만456건의 IVF·ICSI 주기에서 정상 수정된 배아 12만5570개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일반 IVF로 만들어진 배아는 9만9019개, ICSI 배아는 2만6551개였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것은 단순한 수정률이 아니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된 뒤 배아가 2세포, 4세포, 8세포로 나
용인신문 | “정자 수와 운동성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DNA 손상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미세수정을 해야 하나요?” 난임진료를 받는 부부라면 한 번쯤 고민할 만한 질문이다. 일반적인 정액검사에서는 정자의 수와 운동성, 정상 형태 비율 등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 수치가 괜찮다고 해서 정자 안에 들어 있는 DNA까지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 ‘정자 DNA 손상률’이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어떤 수정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출산 결과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증 남성난임이 아닌 환자들을 분석했더니 일반 체외수정(IVF)에서는 정자 DNA 손상 정도가 높아질수록 누적 생아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 반면, 난자 안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미세수정(ICSI)에서는 이런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정자 수만 보는 검사와 DFI는 다르다 DFI는 ‘DNA fragmentation index’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정자 DNA 분절지수다. 쉽게 말해 검사한 정자 가운데 DNA가 손상된 정자가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는지를 보는 지표다. 일반 정액검사에서 운동성이 좋고 모양이 정상으로 보이는 정자라도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