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의 정체성 구성 방식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소셜 미디어 환경은 현실 세계에서의 자아와 구별되는 디지털 자아를 형성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좋아요’ 버튼과 같은 상호작용적 장치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디지털 자아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정과 정체성 확인의 주요 통로로 기능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시물에 부여되는 ‘좋아요’는 단순한 수치적 반응이 아니라,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신뢰와 평가를 받았음을 경험하는 구조적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 상태와 자기효능감을 조절하며, 디지털 자아는 외부의 피드백을 통해 점차 형성되고 강화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며, 사회적 승인과 소속감을 향한 심리적 욕구가 디지털 상호작용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좋아요’가 제공하는 경험은 보상회로 활성화와 밀접히 연결된다. ‘좋아요’를 받는 순간 뇌의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며, 이는 보상 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쾌락 경험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의 상호작용이 음식 섭취
용인신문 | 멕시코에 있을 때, 마리테레라는 친구네 집에서 묵었다. 하루는 아들의 가라테 승급식이 있다고 해서 같이 보러 갔다. 햇볕이 뜨거운 토요일 낮, 가라데 도장에 모였다. 한쪽에 학부모님들이 쭈르륵 앉아있고 아이들은 조금 들뜨고 긴장한 얼굴로 사부님을 바라본다. 다 같이 줄을 맞춰 서서 이제껏 배워왔던 것을 시연한다. 가장 어린 친구들, 낮은 급수부터. 한명 한명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나이에 상관없이 각자의 캐릭터가 드러난다. ‘저 친구는 개구쟁이가 분명해’ 숨길 수 없는 장난기 어린 미소와 동작들이 선히 보인다. ‘저 친구는 엄청 진중하네. 형님 노릇을 정말 잘할 것 같군.’ 옆에 앉은 동생을 챙기고 있다. 아주 어린 친구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집중하려고 이리저리 몸을 배배 꼰다. 그것도 귀여워서 웃음이 난다. 수련을 조금 오래 한 친구들로 갈수록 집중도가 높아진다.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한 아이가 시연하기 전 중앙에 서서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았을 때다. 그 친구의 동작도 다른 아이들과 같았지만 다르게 보였다. 나이와 동작의 정확도와는 상관없이 그 순간의 집중도가 멋져 보였다. 시작하기 전 마음을 다잡는 법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걸 보면
용인신문 | 용인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교육도시’다. 이는 현대에 만들어진 도시 브랜드가 아니다. 조선시대, 인구 2만 명이 채 안 되던 이 고을에서 300명이 넘는 과거급제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용인이 태생적으로 배움의 기운을 품은 땅이었음을 증명한다. 높은 양반 계층 비율을 바탕으로 향교와 서원을 중심으로 학문 공동체가 뿌리내렸고, 이는 사람을 길러내는 도시의 기초 체력이 되었다. 이러한 교육적 DNA는 단절되지 않았다. 심곡서원이 명륜학원을 거쳐 현대 학교의 전신이 되었듯, 용인은 자연스럽게 현대 교육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다수의 대학이 자리 잡고, 용인외고와 같은 명문고가 탄생했으며, 수지와 기흥은 수도권의 대표 학군지로 부상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시민들의 선택이 모여 도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 것이다. 역사가 물려준 유산과 시민들의 자발적 선택이 오늘날 교육도시 용인의 두 기둥을 이룬 셈이다. 그러나 강고한 전통과 시민의 높은 교육열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도시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행정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선 8기 용인시가 시도하는 ‘소통(communic
용인신문 | 저명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의 저서에서 현대인이 고독을 잃어버린 것은 위기라고 주장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기술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도 같은 맥락에서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멸종시킨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은 그 편리성 때문에 잃는 것이 고려되지 않은 채 놀라운 속도로 진보하고 있다. 문제는 “육체의 중요성, 물리적 공간의 완전성, 내면의 삶을 가꿔야 하는 필요성” 등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소비하는 데 쓰느라 “육체 없이 경험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중요한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이어간다. 뿐만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오는 기다림의 미덕뿐 아니라 욕구를 지연시키는 힘조차 잃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기술은 기업에 의해 주도되며 그에 따라 기술이 개인을 소모시키고 있지만, 개인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사랑하는 이와의 대화가, 순간의 기억을 담은 사진이, 나의 고독조차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어 그곳을 지배하는 대기업이 소유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묻
흔들리는 실루엣 김삼주 건조한 거리를 걷는다 마른 땅은 짠맛을 삼키고 바람은 한낮의 열기를 지워낸다 늘어진 나뭇잎들 저녁 무렵, 숨을 고르며 촘촘한 방충망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무심한 가로등 하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나방 한 마리 겁 없이 달려든다 지렁이 무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보도블록 밑의 열기가 뜨거워 살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뜨거워진 배를 뒤집다 온몸이 뒤틀렸다 개미의 마른 입술이 선혈의 맛을 핥는다 개미, 떼로 모여들고 잔치가 시작된다 흔들리는 내 그림자에 머뭇거린 해 질 녘 약력: 남원출생 2004년 문학21 등단 SDU문창과 졸업 용인문학회 회원 시집<마당에 풀어진 하늘>
용인신문 | 여름 해변에서 식스팩과 넓은 어깨를 자랑하는 남자를 보면 “관리 잘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운동 후 단백질 보충제를 습관처럼 마신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정자 생산 공장을 멈추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보충제 속에 섞인 첨가물과 불법 성분이 문제다. 인공 감미료, 향료는 기본이고, 일부 제품에선 스테로이드나 남성호르몬 유사 성분이 발견된다. 외부 호르몬이 들어오면 뇌는 “충분하다”고 착각하고, 정자 생산을 조율하는 LH·FSH가 줄어 고환 세포가 멈춘다. 결과는 정자 감소다. ‘근육맨’이 되려다 ‘정자부족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38세 남성 A씨는 하루 두 번 보충제를 섭취하고, 주말에는 ‘근육 강화제’까지 추가했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도 임신 소식이 없어 검사했더니 정자 수는 정상의 10%, 운동성은 절반이었다. 혈액검사에서는 LH·FSH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 본인은 “스테로이드는 안 먹었다”고 했지만, 제품에는 프로호르몬(호르몬 전구물질)이 숨어 있었다. 첨가물이 없는 순수 단백질 과잉도 안심할 수 없다. 고단백 식이는 간·신장에 부담을 주고 전신 염증을 높여 정자 DNA 손상과 배아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