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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기술자가 세운 세계 최고의 목조건축 호류지(法隆寺)

   
 
▲ 일본에서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호류지
호류지(法隆寺)는 나라현 이카루카 마을에 있다. 이카루카는 인구 3만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지만, 호류지가 있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옛날에 이카루가궁(宮)이 있었던 곳이기에 ‘이카루가노사토[斑鳩の里]’로 불려진다. 쇼토쿠태자[聖德太子]와 연고가 많은 곳이다.
호류지는 스이코여왕[推古天皇]의 조카인 쇼토쿠 태자가 607년에 요우메이천황(用明天皇; 585-597재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한반도에서 도래한 기술자들에게 명하여 세웠다고 한다. 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며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호류지는 금당(金堂)·오중탑(五重塔)을 중심으로 하는 서원(西院)과, 몽전(夢殿)을 중심으로 하는 동원(東院)의 구역으로 나뉜다. 삼국시대에 발달하여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 사찰 건축양식인 동당서탑제(東堂西塔制) 즉, 동쪽에 법당을 짓고 서쪽에 탑을 세운 양식의 대표적 사찰이다.
호류지 오중탑(五重塔)은 기단에서 무려 31.5m나 되는 거대한 탑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탑의 최하층의 내진(內陣) 속에는 나라시대 초기에 만든 소상(塑像)들이 안치되어 있다.
동면에는 유마거사와 문수보살이 문답하는 장면, 북면에는 석가모니의 입적 장면, 서면은 석존의 유골 분할장면, 남면은 미륵보살의 설법장면이 그려져 있다.

▲ 호우류지 금당 벽화
호류지에는 불상으로 금당의 약사여래상·석가삼존불상·아미타삼존불상 등이 있고, 벽화에는 금당(金堂) 4벽의 4불정토도(四佛淨土圖) 등 수백 점의 고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들이다.
특히 금당에는 우리에게 유명한 고구려인 담징(曇徵)을 위시한 한반도계 화공(畵工) 집단에 의하여 그려진 12면 벽화가 있다. 금당 내부의 벽화는 중국의 운강석불(雲崗石佛), 경주의 석굴암 등과 함께 동양 3대 미술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계적 문화재인 금당벽화는 1949년 1월 내부보수공사 도중에 전기로 인한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현재 금당에 있는 12면 벽화는 소실 이후에 일본인 화가들에 의해서 복원 제작된 것이다. 일본당국은 이 사건의 충격으로 문화재보존법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 일본에서 종이와 먹의 시조로
추앙되는 고구려 스님 담징
담징(579-631)은 고구려의 승려로 오경(五經)과 채화(彩畵)에 능했다.
610년 백제를 거쳐 일본에 건너가 고행과 수도에 정진했다. 일본의 승려 호조[法定]와 함께 호류지에 기거하면서 불법을 강론하고 채화 및 맷돌·종이 ·먹 등의 제조법을 가르쳤다.
당시 고구려는 수나라와 전쟁을 치르고 있던 중이라 담징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고구려의 승리를 간절히 염원하였다.
고구려가 크게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자, 부처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금당에 ‘사불정토도(四佛淨土圖)’를 그렸다.
금당벽화(金堂壁畵)로 널리 알려진 이 그림은 1948년에 불타 버리고 말았다. 1989년에 호류지 5층탑 벽화의 덧그림 밑에서 그가 그린 ‘관음보살상(觀音菩薩像)’이 1300년 만에 발견되어 그의 솜씨를 다시 확인해 주었다. 담징은 일본에서는 종이와 먹의 시조로서 오늘날에도 추앙되고 있다.
글·사진: 홍순석 hongssk@kangnam.ac.kr/강남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