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선거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시험대 위에 올린다. 어떤 이는 지지 정당을 향해 뜨겁게 열광하고, 누군가는 냉소와 분노를 삭인다. 혹자는 최악만은 피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투표소에 들어선다. 거리마다 내걸린 공약은 화려한 수식어로 치장돼 있지만, 그 이면에서 무엇이 실질적으로 다른지는 좀처럼 또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유권자의 고민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그래서, 누가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 것인가.” 용인 수지구는 이 질문이 가장 치밀하게 반복되는 공간이다. 에드먼드 버크가 말했듯 국가는 세대 간의 유기적 계약이지만, 그 계약이 일상의 안정으로 체감되지 않을 때 유권자는 언제든 파기를 선택한다. 지난 10년간 수지의 투표 궤적은 특정 이념에 고착된 지형이 아니었다. 민심은 시대적 조건과 자산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며, 삶의 질이라는 기준 위에서 끊임없이 재편돼 왔다. 변화의 출발점은 2017년 대통령 선거였다.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이던 수지에서 나타난 선택은 단순한 정권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헌정 질서의 회복과 국가 운영의 정상화라는 ‘상식의 복구’에 대한 열망이 표심에 투영된 것이다. 보수의 본
용인신문 | 요즘 퇴근길에 주변을 둘러보면 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식당 안은 손님이 없어 조용한데, 거리에는 오토바이 배달퀵만 분주하다. 집밥을 먹든 배달 음식을 시켜 먹든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다만 임신을 기다리는 남녀라면, 음식보다 먼저 한 번쯤 떠올려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 음식을 담고 있던 용기다. 문제의 이름은 환경호르몬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분비계 교란물질, 이른바 EDC다. 이 물질은 현대사회에 사는 이상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플라스틱 용기, 포장재, 영수증, 방향제, 화장품, 장난감까지 일상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중요한 점은 이 물질이 단순한 ‘독’이 아니라는 데 있다. 환경호르몬의 본질은 호르몬을 흉내 내는 능력, 다시 말해 호르몬 사칭이다. 남성의 생식기능은 매우 정교한 호르몬 네트워크 위에 구축돼 있다. 뇌가 신호를 보내고, 고환이 반응하며, 그 결과로 정자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은 이 회로에 끼어들어 여성호르몬인 척 행동한다. 남성의 몸에 가짜 여성호르몬이 넘쳐난다고 상상해보라. 정자를 생산하는 공장인 고환 입장에서는 명령과 지시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서 환경호르몬의 영향은 생각보다 깊고 넓다. 페스
용인신문 | 성군을 만나는 것은 백성의 지극한 복이다. 역사적으로 주나라 무왕이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초야의 현자를 등용하자 천하의 민심은 자연히 주나라로 향했다. 순임금은 백성 중에서 청렴한 고요(皐陶)를 발탁해 다스리니 불인(不仁)한 자들이 멀어졌고, 탕임금 역시 평범한 농부였던 이윤(伊尹)을 등용해 태평성대를 열었다. 일찍이 공자(孔子)는 세상을 바로잡는 도리에 대해 “곧은 자를 들어 굽은 자 위에 놓으면, 굽은 자들이 그로 인해 곧게 될 것”이라 역설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는 만고의 진리다. 개봉부 양성 땅 괴리 마을에 살던 허유(許由)는 의(義)를 근거로 도리를 실천하며 살았다. 그릇된 자리에는 앉지 않았고, 정당하게 일해 얻은 음식이 아니면 입에 대지 않았다. 그의 깨끗한 명성이 천하에 알려지자 하루는 요임금이 그를 찾아와 천하를 물려주려(禪讓) 했다. 그러나 허유는 정중히 사양하며 말했다. “그대가 이미 천하를 잘 다스려 백성이 근심 없이 살고 있거늘, 만약 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면 내게 필시 허물이 생길 것이니 이는 옳지 않습니다.” 허유는 세속의 유혹을 피해 기산(箕山)으로 도망쳤다. 가는 길에 설결이 급히 가는 이유를 묻자
용인신문 | 남성의 생식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검사지를 펼치는 순간 생각보다 냉정한 숫자들이 등장한다. 남성 정자검사에서 말하는 ‘정상’이란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꽤 구체적인 기준을 충족해야 얻을 수 있는 상태다. WHO 기준에 따르면 정액량은 1.5mL 이상, 정자 농도는 mL당 1,500만 이상, 총 정자 수는 3,900만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총 운동성 40% 이상, 전진운동성 32% 이상, 정상 형태율 4% 이상이 더해진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했을 때 비로소 ‘정상 범위’라는 도장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이 나이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는 점이다. 남성은 평생 정자를 생산할 수 있지만, 그 ‘질’은 나이를 비껴가지 않는다. 보통 35세 전후부터 정자 수와 활동성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고, 40세를 넘기면 검사 결과에서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45세에서 50세를 지나면 단순한 변동을 넘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숫자는 솔직하다. 여기에 정자 건강을 위협하는 악재가 있다. 업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만약 매일 돈에 대한 압박과 걱정을 하고
용인신문 | 5060세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7080을 거쳐 8090세대까지, 남자는 대체로 이렇게 배워왔다. 남자는 흔들리면 안 되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하며, 웬만한 일에는 꿈쩍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터프가이, 그런 모습이 상남자의 표준으로 통용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면, 그 시절에도 남자는 결코 한 가지 얼굴만 갖고 있지 않았다. 조용히 뒤로 물러나는 사람도 있었고, 계산부터 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유난히 섬세하고 부드러워 늘 “왜 그렇게 예민하냐”는 말을 듣던 이들도 분명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왜 어떤 남자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어떤 남자는 그렇지 않을까. 성격의 차이일까, 아니면 몸의 차이일까. 남자의 에너지, 흔히 열정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대개 마음의 문제로 취급된다. 의지가 약해졌다거나, 나태해졌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성격이 먼저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몸이 먼저 변하고 그 변화를 마음이 뒤따라가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남성의 추진력과 행동성의 중심에는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흔히 남성호르몬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움직이게 만
용인신문 | 요즘 용인특례시 반도체 사업장을 두고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장은 다른 산업처럼 쉽게 옮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개발 논쟁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을 어떻게 책임 있게 완성할 것인가의 문제다. 나는 35년간 행정을 몸담았고, 용인시 처인구청장을 지냈다. 또한 삼성 반도체 사업부지가 포함된 남사읍 창리가 고향인 시민으로서, 이 문제를 방관할수 없어 이 글을 쓴다. 행정 경험자이자 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논의는 반드시 정책의 관점에서 바로잡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국가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인프라이며,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장기적·일관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국가 전략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는 감정이나 구호가 아니라, 냉정한 정책 판단과 실행 가능성을 기준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분명 국가적으로 중요한 개발 지역이다. 다양한 산업 정책이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동일한 입지 조건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반도체 산
용인신문 | 바야흐로 선택과 집중의 시대다. AI 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와 에너지 낭비는 피해야 한다. 일이든 사랑이든 충분히 생각하되, 한 번 결정했다면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예전에는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지만, 요즘은 굳이 두들기지 않아도 그 돌다리가 튼튼한지 아닌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선택을 미루지 않고 목표를 위해 제대로 몰입하는 일이다. 공부나 회사 일이 그렇듯, 자손을 원한다면 임신 준비 역시 다르지 않다. 예전에는 퇴근하면 집에 아내가 있고, 저녁밥 냄새가 나고, 하루를 마무리하듯 자연스럽게 부부관계로 이어지는 일이 흔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날이면 이틀이 멀다 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둘 다 일을 하다 보니 하루가 끝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고, 서로의 일정은 쉽게 맞지 않는다. 마음은 있는데 타이밍이 없다. 이쯤 되면 부부관계도 마음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부부가 건강해도 자연임신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다. 그래서 비뇨기과 의사의 입장에서 남성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내의 임신을 바란다면 감에 기대지 말고, 이를테면 장날, 즉 배란일을 정확히
용인신문 | ‘말을 잘하는 것’은 언제나 사회적 힘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수사학이 학문으로 성립되었듯, 말은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권력, 그리고 공동체를 움직이는 도구였다. 그러나 말의 힘이 클수록, 그 말이 가벼워질 때의 위험도 커진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말 속에서 오히려 신뢰를 잃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말이 많으면 존재감이 커지고, 정치인이나 권력자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말이 많아질수록 모순도 함께 늘어나고, 그 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신뢰는 깎여 나간다. 현명한 사람은 말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말을 통해 질서를 세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말 그 자체보다도 ‘속내를 추측하여 말하는 행위’다. 누군가의 의도를 짐작하고 그것을 공적으로 해석해 유포하는 순간, 말은 설명이 아니라 권력이 된다. 그리고 그 권력은 공동체를 안정시키기보다 흔드는 쪽으로 작동하기 쉽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삼국지 속 조조와 ‘계륵’의 고사를 떠올리게 된다. 한중을 둘러싸고 진퇴양난에 빠진 조조는 군호로 ‘계륵’을 택했다. 이는 포기하기에는 아깝지만, 더 큰 희생을 치르며 지킬 만큼의 전략적 가치도 아니라는 복합적
용인신문 | △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경기교육의 방향과 주력 정책은 무엇인가? 2026년 경기교육은 ‘교육의 본질 회복’에 주력한다. 교육의 본질이란 학생에게는 생각하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배움을, 교사에게는 수업·평가와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학부모에게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신뢰받는 공교육을 마련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미래교육의 지속과 확장을 위해 2026 경기교육 기본계획을 구성했다. 2025년의 비전, 목표, 기조, 4대 정책은 유지하되 학교의 선택과 자율을 확대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과제를 재구조화했다. 주력 정책은 첫째, 학생의 성장에 초점을 둔 교육체제로의 전환이다. 주도성을 기르는 경기미래교육과정 운영, AI·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다양화를 통해 학생의 속도와 방향에 맞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통해 시공간 제약 없는 공정한 학습 기회 제공을 확대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 확장이 아닌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과 온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공교육 체제로의 정착 과정이 될 것이다. 둘째, 공교육
용인신문 | 비만은 더 이상 외모나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남성에게 비만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생식력을 갉아먹는 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만은 ‘지방세포의 인해전술’처럼 호르몬과 정자, 성욕과 심리까지 전방위로 침투한다. 비만이 무서운 이유는 정자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망가뜨린다는 데 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비만한 남성일수록 정자의 숫자가 줄고, 헤엄치는 힘은 약해지며, 모양도 흐트러진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정자 속, 즉 DNA의 무결성까지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처럼 몸 전체의 대사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정자가 만들어지는 공정 자체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임신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시험관아기 시술(IVF)이나 인공수정(IUI) 같은 보조생식술에서도 성공률을 끌어내린다. 정자는 생각보다 정직하다. 몸의 상태를 그대로 성적표로 드러낸다. 호르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비만 남성의 몸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고, LH와 FSH 같은 생식호르몬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반복해서
용인신문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호칭 생략)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납치하여 미국 법정에 세웠다. 1989년 12월 20일 파나마를 침공한 미군은 파나마의 실권자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파나마 방위군 총사령관)을 체포하여 미국 법정에 세웠었다. 노리에가는 사실상 파나마의 통치자였지만 대통령은 아니었다. 36년이 지난 2026년 1월 3일 트럼프는 150여 대의 공군기를 동원하여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일대의 군사시설을 폭격하고 육군 특수전 부대 델타포스를 투입하여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납치했다. 21세기에 벌어진 트럼프의 마두로 납치는 미국이 사실상 신제국주의로 치달리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공연하게 선포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고립주의를 지향하는 듯했던 트럼프는 돈로주의(먼로주의를 트럼프와 합성한 용어)를 표방하며 서반구(남북아메리카 대륙)를 미국의 나와바리(영역)로 못박았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를 제거하고 일단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을 승인했다. 트럼프는 다음 차례는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병합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덴
용인신문 | 2026년은 병오년, 말띠해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지치지 않고 달리는 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말이 나왔으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고 싶다. ‘말’이라는 동물은 생식력만 놓고 보면 실로 대단한 정력가다. 물론 동물과 인간의 생식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인간이 동물과의 비교에서 도무지 이길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바로 생식력일지도 모르겠다. 제아무리 슈퍼맨 같은 남성이라 해도 한 번 사정 시 정자 수가 평균 3억~5억 마리라면, 말은 한 번에 50억~100억 마리의 정자를 만들어낸다. 더 놀라운 건 그 안정성이다. 웬만한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에도 정자의 수와 품질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기분, 컨디션, 환경에 따라 정자의 숫자와 질이 민감하게 요동치는 인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것이 단순한 ‘체력의 차이’라기보다는, 번식을 중심으로 설계된 생물학적 구조의 차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문제는 현대 인간, 특히 남성의 생식력이 이 구조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오늘날 남성의 정자 건강은 의지나 기력보다 환경과 음식 문화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 공해, 환경 호르몬, 플라스틱과 살충제, 미세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