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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범이 쏘아 올린 ‘궁(弓) 사랑’

   
 
"살아 있는 화살을 쏘는 것 마음을 비우고 예를 갖춰야"

요즘 MBC의 드라마 ‘주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몽’의 뜻이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활을 매우 중요시 여겨 왔음에 틀림없다. ‘주몽’이 활을 잘 쏴 고구려를 건국했다면 용인에는 용무정의 김송주(40) 사범이 그 대를 잇고 있다.

김 사범은 10년 전 궁도의 매력에 빠져 자신이 경영하던 자동차 정비사업을 정리하고 궁도인생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리고 지난 2004년부터는 용무정에서 사범으로 활동하며 일반인들에게 궁도를 가르치는 등 전통 국궁 보급에 땀흘리고 있다.

김 사범은 “궁도는 마음을 비워야 하는 운동으로 단전과 정신집중에 좋고 남자들의 정력증진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며 “용인에는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잘 꾸며진 궁도장이 있다”며 지난 2002년 용인시종합운동장에서 유림동으로 이전하며 새롭게 문을 연 용무정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에 위치한 용무정. 많은 사람들이 김 사범을 통해 궁도의 묘미를 맛보고 정신수양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우리나라의 활은 최대 300m 이상 화살이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세계의 어느 활보다 화살이 멀리 날아간다며 손수 활대를 휘어 모양을 만들고 활 끝에 활시위를 거는 등 자신이 활을 만드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 사범은 “활대에서 활시위를 풀러 내면 마치 활대가 살아 움직이듯 저절로 오그라든다”며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활의 모습도 보여줬다.

이어 사대(활을 쏘는 자리)에 나온 김 사범은 과녁을 향해 “살 내겠습니다”, “활 배우겠습니다”라며 예를 갖춰 인사한다.

궁도는 이같이 시작하기 전 주위에게 인사를 하는 등 예를 갖춘 스포츠다.
모양을 갖춘 김 사범의 활에서 날아간 다섯 개의 화살은 어느새 145M 앞에 있는 과녁에 모두 명중해 10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자랑했다.

김 사범은 “우리나라의 활은 살아 있는 화살을 쏘는 것으로 마음을 비워야 과녁에 맞출 수 있다”며 “외국의 활과 다르게 앉은 자세와 걸어갈 때를 비롯해 말을 타고 달릴때 등 다양한 각도와 자세에서 화살을 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녁안의 빨간 원은 일장기를 그린 것으로 일제시대 일본이 펼쳤던 우리나라의 전통무예 말살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구설도 이야기 했다.

궁도는 오늘날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남5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스포츠 종목으로 전국에 보급되고 있다.
김 사범은 용무정에서 용인시민의 궁도교육을 담당하며 그가 가르친 회원들과 함께 도민체전을 비롯한 경기도 대회, 여주협회장기 등 전국에서 열리는 궁도대회에서 상장을 휩쓸어 오고 있다.

그는 “회원들 중에 간혹 과녁을 맞춰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용무정을 찾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 중에는 마음을 가다듬지 않은 채 사대에 섰다가 한발도 맞추지 못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받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궁도는 스트레스를 풀거나 과녁에 맞추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과녁에 명중시키기 어려운 정신수양의 스포츠”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궁도를 배우기 위해 용무정을 찾는 사람들은 김 사범의 지도아래 화살이 끈에 달려 있는 ‘주살대’라는 곳에서 활을 쏘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과녁을 향해 활을 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5개의 화살을 과녁에 모두 맞추는 ‘오시오중’을 성공시키면 ‘접장’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그는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은 살아서 움직이는 듯해서 한번 쏘고 오시오중을 성공시키면 궁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며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인 궁도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용무정을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독신인 김 사범의 활 사랑과 그가 쏘아 올린 화살 끝을 바라보며, 옛 선조들의 얼과 혼이 담긴 궁도를 통해 ‘웰빙’을 꿈꿔보면 어떨까.
<박홍섭 park790425@yonginnews.com>
<사진/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