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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 동편에는 도다이지를 창건하기 전부터 거주했던 한국인들의 신사(神社)와
스님들의 법당과 사찰이 있다.
쿄오키도(行基堂), 니가쯔도(二月堂), 산가쯔도(三月堂) 등이 그것이다. 뒤편으로 300m 거리에는 신라인들의 예술품과 장적이 보관된 쇼소인(正創院)이 있다.
도다이지의 규모에 놀란 관광객들에겐 이러한 유적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관광해설사들도 바쁜 일정에 쫓겨 설명조차 생략하고 만다. 모처럼 우리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는 쇼소인마저도 일정에 들어 있지 않다.
신라의 예술품과 장적이 보관된 쇼소인(正創院)
쇼소인은 8세기 일본왕실의 유물창고이다. 8세기 나라시대부터 일본문화를 구체적으로 전하는 수많은 유품과 한국·중국·인도의 고대 유물에 이르기까지 9천여 점이 소장되어 있다.
일본이 세계 제일의 보고로 자랑하는 곳이다. 그 가운데는 신라인들의 민정(民政)문서와 신라금관과 금동가위, 신라먹, 신라종 등이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가위·유리잔·칼·사리기(舍利器) 등도 많다. 752년 도다이지 대불 개안식에 참석한 신라의 사절이 기증한 것으로 추윳홱?
이곳에 소장된 총 667권 5책의 ‘쇼소인문서’ 가운데 《신라장적(新羅帳籍)》으로 부르는 신라민정문서가 있는데, 1950년대 유물을 정리하다가 발견되었다.
755년경 서소원경(西小原京:지금의 淸州地方)의 4개 촌락에 대하여 촌락별로 보수(步數)·호구수(戶口數)·전답(田畓)·마전(麻田)·과실나무 수· 가축의 수 등을 기록하고 3년 동안의 변동 내용을 싣고 있다.
신라 농촌사회의 구조와 토지제도 등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평상시에는 공개하지않고 매년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에 걸쳐 나라 국립박물관에서 특별전시 때만 공개한다.
한국인들의 사당이었던 신국신사(辛國神社)
신국사(辛國社)는 동대사에서 산가쯔도(三月堂)로 올라가는 길목 종루(鐘樓) 근처에 있다. 계단 오르다가 상점이 있는 곳에서 마주보이는 곳에 작은 신사가 있는데 바로 신국사이다. 이 신사가 본래는 한국신사(韓國神社)였음을 아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
일본식 명칭은 예나 지금이나 ‘가라쿠니’로 같다.
그러나, 한자표기 ‘韓國’을 ‘辛國’으로 바꿔 놓음으로써 한국과의 연관을 교묘하게 은닉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韓’이나 ‘辛’ 모두 일본식 발음?‘가라’이다. 도다이지를 창건하기 이전에도 이 지역에는 많은 한반도의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라 한다. 5세기경에 조성되었다고 전하는 와카쿠사산(若草山)의 정상에 있는 우구이즈쓰가(鶯塚)도 도래인들의 우두머리 중 한 사람의 묘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가 이 지역의 지주신(地主神)이 되었다.
가라쿠니신사는 바로 그를 모시는 묘당(廟堂)이었으며, 동대사 창건 당시엔 도래인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제사를 드렸던 곳이었을 가능성이 짙다.
비록 외형은 일본의 상징인 신사이지만, 한국의 신을 모셨던 사당이니만큼 참배해야 할 곳이 아닌가. 도다이지만 보고 감탄하면서 돌아서는 우리들 뒤에서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것들이다.
글·사진: 홍순석 hongssk@kangnam.ac.kr강남대교수